"부드러운 카리스마, 섬유 기업가, 고래 화가, 파크골프 전도사, 나눔 천사"
이종선 (주)젠텍스 대표를 이야기할때 떠오르는 다섯 가지 키워드다.섬유 제조업은 전통적으로 남성 중심의 산업 구조가 강한 분야였다. 그 속에서 여성 기업인으로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경영을 이끌며 생산·영업·무역 등 다양한 영역에서 스스로 경험을 축적해 오고 있다.
또한 이 대표는 지난해 제 22대 대구여성단체협의회 회장에 취임해 지역의 여성 권익증진과 지위 향상, 양성평등 사회 구현에 앞장서 오고 있다.문신자 한국국외문화유산연구원장은 지난 인터뷰에서 "여성 리더로 이만한 인물이 없다. 여걸(女傑)"이라며 이 대표를 추천했다.
(주)젠텍스 공장과 봉무갤러리(전시실 및 개인 작업 공간)이 있는 대구 동구 봉무동에서 12일 이종선 회장을 만났다.
◆"산전수전" 삼오무역→(주)젠텍스
현재 젠텍스로 이어지는 기업의 뿌리는 과거 '삼오무역'이라는 이름의 무역회사였다. 이 회사는 섬유제품과 생활용 섬유를 중심으로 국내외 거래를 하던 업체였지만, 한국 섬유 산업의 급격한 구조 변화로 한때 큰 경영 위기를 겪으며 존폐의 기로에 서기도 했다.
기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이 대표에게 큰 힘이 된 인물이 공무원 출신인 남편이었다. 조직에서 쌓아온 행정과 조직 운영을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에 직접 참여하며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했다. 이 대표는 두 자녀(아들, 딸)를 업고 발로 뛰며 인맥을 넓혀갔다.
남편은 "회사 문을 닫더라도 끝까지 해보고 결정하자"고 말해 다시 도전하는 선택으로 이어졌고, 결국 삼오무역을 정비해 25년 전 (주)젠텍스를 설립하고 새로운 기업으로 재출발했다.
독특한 아이디어와 세련된 감각으로 다양한 제품들을 생산해, 매출도 쑥쑥 신장했다. 현재 코튼, 인견, 천연 소재에 다채로운 디자인을 넣어, 미국과 유럽 등 2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타고난 미적 감각을 바탕으로 공예품 공장까지 병행했다.
하지만 모든 사업이 그렇듯 순탄한 길만은 아니었다. IMF 외환위기 때도 잘 버텼지만, 이후 잘 나갈 때 문제가 생겼다. 달성 논공공단에 5군데나 공장을 지으려 했지만 사기를 당해 10억원의 손해를 입었다. 또한, 곳곳에 부동산 투자를 했지만 극심한 불경기로 인해 자금이 묶여 있다.
최근에는 미국과 이란전쟁으로 인한 3중고를 겪고 있다. 유가 급상승으로 인해 원단 가격, 해상 물류비를 비롯해 모든 비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 이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을 힘겹게 지나고 나니, 지난해부터는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인해 회사 수지를 맞추기가 힘들었다"며 "기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고행(苦行)이지만 잘 나갈 때를 즐기는 마음으로 한다"고 털어놨다.
◆국내 최초의 '고래의 꿈' 화가
"나에게 이런 재능이…, 고래의 꿈은 제가 꿈꾸는 세상에 대한 바람이자 자화상입니다."
2015년 우연히 지인의 미술 전시회에 갔다가 '나도 그림을 그려봐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그날 바로 사설 화가에게 배우기 시작했다. 선긋기부터 구도잡기 등 기본기를 터득한 후 사과 그림(정물화)을 그렸다. 처음 그렸던 사과작품은 사무실 입구에 걸려 있었는데, 먹음직스러울 만큼 입체적이며, 사실적이었다.
화가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후 자신만의 작품세계에 빠져들었다. 주제는 '고래의 꿈'. TV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흰 긴수염 고래가 큰 인기를 끌기 전에 이 대표의 고래 그림은 지역 화단에서는 이미 큰 화제가 되고 있었다.
남녀노소가 다 좋아할만한 고래가 중국 장가계 봉우리 사이로 유영하고, 화려한 꽃밭 위를 날고, 파도치는 해안가 바위를 향해 도약한다. 그림 속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한 엄청난 역동성이 느껴진다. 이 고래는 사실 하늘을 날고 싶은 자신을 묘사한 것이다.
고래 그림은 전국적으로 화제가 됐다. 한국미술대전 특선 2회, 대구미술대전 대상, 서울국제미술교류전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2017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의 첫 개인전과 2019년 두 번째 개인전 때는 전시 작품이 모두 팔리는 성과를 올렸다. 큰 그림은 작품 가격이 수천만원에 달한다.
◆팔방미인 "유일한 단점, 사투리"
친구들은 이 회장에 대해 농담삼아 이렇게 얘기한다. 한 친구가 "니는 못하는게 뭐꼬?"라고 했고, 다른 친구가 "얼굴하고 안 어울리게, 경상도 사투리가 너무 심하다 아이가?". 이 대화 속에는 누구라도 팔방미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 지천면이 고향이다 보니 사투리가 심한 건 본인도 잘 알고 있다. 학창시절에도 조용한 듯 하지만 또래의 리더 역할을 잘 했으며, 친구들은 자연스레 '우리 대장'으로 받아들였다. 심한 사투리는 오히려 카리스마 말투가 된 듯 했다.
부드러운 성격은 지역 사회에서 인맥의 달인 반열에 올려놨다. 학계 및 언론계의 CEO 아카데미(최고위 과정)의 흥행 승패를 좌우할 정도로 큰 힘을 발휘했으며, 이 회장의 적극 추천을 한 기수는 참석 인원이 늘어나고, 활기가 넘쳤다. 로터리, 라이온스 등 봉사단체 뿐 아니라 민주평통 대구 동구협의회장까지 지냈다.
이 대표는 예체능의 끼로 똘돌 뭉쳤다.문화예술계 뿐만아니라 체육계와도 인맥이 닿아있다. 사교를 위해 위해 배운 골프는 이내 싱글 골퍼가 되었고,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파크골프 고수(언더파)가 되었다. 더불어 파크골프 저변 확대와 시설 확충을 위해 이시아폴리스 중심상가 단지에 스크린 파크 골프장도 문을 열었다.
이 대표는 "그림도 그렇고 골프도 그래요. 제가 집중력이 남다른 것 같다"며 "다른 화가들이 20~30년 소요될 그림 그리기를 저는 10년 안에 다 했으며, 골프도 작은 승부욕 때문에 더 빨리 기술을 터득했다"고 겸연쩍은 듯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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