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 회장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하는 기업집단 지정 자료에서 계열사 20개를 4년에 걸쳐 누락한 것으로 드러나 검찰에 고발됐다.
공정위는 17일 "정 회장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 제출 과정에서 친족이 지배하는 계열사 20곳을 누락한 사실을 적발해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소회의 의결을 거쳐 이뤄졌다.
공정위에 따르면 정 회장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지정 자료를 제출하면서 동생 일가가 지배하는 8개 회사와 외삼촌 일가가 지배하는 12개 회사를 소속 회사 현황에서 제외했다. 연도별로는 2024년 18개, 2022년과 2023년 각 19개, 2021년 17개를 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락 회사 20개 중 SJG홀딩스 등 12개는 정 회장의 외삼촌인 박세종 SJG세종 명예회장 일가가, 인트란스해운 등 8개는 여동생 정유경 씨와 그의 남편 김종엽 인트란스해운 대표 일가가 지배하는 기업이다. 누락 회사들의 자산 합계는 1조원을 웃돌았으며, 이들 기업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제외돼 사익편취 규제와 공시의무 등을 적용받지 않았다. 지정 자료는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와 내부거래를 감시하는 핵심 자료로, "허위 제출은 규제 회피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고 공정위는 지적했다.
공정위는 정 회장이 이를 고의로 누락했다고 판단했다. HDC 임직원과 비서진이 친족 회사 누락을 발견하고 해당 회사로부터 계열 요건에 해당한다는 확답까지 받았음에도 시정하지 않았다. 2021년 초 정 회장의 사촌 정몽진 KCC 회장이 지정 자료 누락으로 검찰에 고발된 것이 계기가 됐으나, 당시 정 회장이 관련 사안을 보고 받고도 해당 친족을 직접 만나보도록 지시하는 데 그쳤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장기간 총수 자리에 있으면서 친족 간 교류가 지속된 점을 근거로 허위 제출 인식 가능성이 동생 일가 회사 8개는 '현저', 외삼촌 일가 회사 12개는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지정 자료 허위 제출 행위는 정 회장이 HDC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된 2006년부터 최장 19년간 이어진 것으로 공정위는 보고 있다. 다만 공소시효(5년)를 고려해 2021년 이후 누락분만 제재 대상으로 삼았다. 공정거래법은 정당한 이유 없이 지정 자료를 거부하거나 거짓 자료를 내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병기 공정위원장 취임 후 대기업 총수 고발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신동원 농심 회장, 올해 초 김준기 DB 창업회장이 같은 이유로 고발된 바 있다.
한편, HDC 측은 고의성을 부인하며 유감을 표했다.
HDC는 "SJG세종·인트란스해운과 그 계열사들은 정 회장이 지분을 전혀 보유하지 않고 있고 1999년 HDC그룹이 현대그룹으로부터 분리 독립한 이후 거래가 없었던 회사들"이라며 "2025년 공정위로부터 친족 독립경영을 공식 인정받아 실질적으로 HDC의 지배력 아래 있지 않았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분·거래 관계 없이 처음부터 독립적으로 운영된 친족 회사에 대한 신고 과정의 단순 누락"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 절차를 개선했고 고의로 은폐할 부당한 의도나 동기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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