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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 대통령의 '지방자치 개헌' 정부 차원 검토 지시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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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7일 국무회의에서 개헌(改憲)에 대한 정부 차원의 공식 검토를 지시하며 '지방자치 강화'를 언급했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첨예한 권력 구조 개편 대신 국민적 동의가 쉬운 지방자치 강화 등 '단계적 개헌'을 제안한 것은 이 대통령 특유의 '실용'에 바탕을 둔 것이라 할 수 있다. 1987년 헌법 체제 이후 39년째 단 한 차례의 개정도 없었던 헌법에 '시대의 변화'를 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직면한 최대 위기는 수도권 일극 체제로 인한 지역 소멸(消滅)이다. 중앙의 권한을 조금 떼어 주는 식의 '시혜(施惠)적 분권'이 아니라 지방이 스스로 생존 전략을 짜고 책임지는 '생존형 분권'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개헌 시 명칭부터 '지방자치단체' 대신 '지방정부'로 바꿔야 한다. 헌법상 '지자체'는 국가의 하부 행정 단위라는 뉘앙스가 짙다. 이를 '지방정부'로 격상(格上)하는 것은 독자적인 입법·재정·조직권을 부여하겠다는 헌법적 선언이다. 지방자치 강화의 핵심 내용은 '자치입법권'과 '자치재정권'이다. 지역의 문제는 지역에서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 권한을 헌법상 보장해야 지역 현실에 맞는 행정을 펼 수 있다. 재정 분권 없는 자치도 허구다. 국세와 지방세 비중을 획기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그래야 이 대통령이 강조한 '지방자치'를 강화할 수 있다.

개헌은 단순한 법 문장 수정이 아니라 국가의 틀을 다시 짜는 대업(大業)이다. '수도권 일극', '서울 공화국'이라는 오명(汚名)과 위기 속에서 신음하는 지역의 삶을 바꾸지 못하면 국가의 미래는 없다. 이 대통령의 말처럼 정부가 주도할 단계는 아니더라도, 국회의 논의만 기다릴 게 아니라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한다. 국회도 개헌특위 구성 등 개헌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하고, 무엇보다 여야의 협치가 필수다. 이 대통령의 이번 국무회의 발언이 39년 된 헌법의 낡은 옷을 벗고 진정한 '지방정부 시대'를 여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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