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도 이틀째 반격…중동 곳곳 불기둥 '아비규환'; 9·11 때보다 더 빠진 코스피…시총 672조 증발 '아비규환'> 등등. 목전의 세상은 아비규환의 연속이다.
아비규환(阿鼻叫喚)은, 한자로는 '언덕 아, 코 비, 울부짖을 규, 외칠 환'인데, "지옥같은 고통속에서 참을 수 없이 울부짖는 비참한 상황"을 비유한다. 원래는 불교 용어인 '아비지옥'과 '규환지옥'에서 '지옥'이란 글자를 뺀 뒤 둘을 합한 말로, 불교 전통이 강한 한국만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흔히 쓰는 사자성어이다. 전쟁・자연재해・대형 사고 등의 심한 고통이나 혼란 및 비극적 상황을 극적으로 묘사하는 데 사용된다.
지옥은 죽음이 끝은 아니며 사후의 삶 즉 '내세'가 존재한다는 것을 상정한 이야기이다. 대개 천국의 반대 개념으로, 이승에서 큰 죄를 지은 사람이 사후 내세에 죗값을 치르는(=심판・보복받는) 곳이다. 땅 밑에 있는 어두운, 뜨겁고 마귀가 판치는 지옥은 인간이 마주하기 두려워하는 자신 내면(무의식)의 억압된 상처, 고통의 깊은 그림자를 입체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불교에서는 중생들이 자기가 지은 죄업으로 가게 되는 '뜨거운 불길'로 고통받는 8가지 종류의 큰 지옥 '팔열지옥(八熱地獄)'을 상정하는데, 이것을 팔대지옥이라고도 한다. 인간 본성 내의 죄의식을 치밀하게 살펴 고통에 대한 상상력을 극한까지 묘사한다. 아비+규환에서 아비지옥은 제일 막장의 여덟 번째이고, 규환지옥은 네 번째이다.
먼저, '아비'는 아비지옥을 줄인 말로 산스크리트어 아비치(Avīci)를 음역한 것이다. 아비지(阿毘至)나 아비지(阿鼻至)라고도 한다. 『법화경』 「법사공덕품」에서는 팔대지옥 중에서 "가장 밑바닥" 즉 제일 막장이라 했다. 가장 고통스러운 곳이다(『등량경』). 이곳은 수미산 남쪽 남섬부주(南贍部洲) 지하 아득한 곳에 있단다.
불교에서 가장 무거운 죄인 오역죄(五逆罪)를 지은 사람이 여기에 간다(『대루탄경』). 오역죄는 "부처님의 몸에 피를 내는 것, 아라한을 죽이는 것, 아버지를 죽이는 것, 어머니를 죽이는 것, 승가의 화합을 파괴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고통이 '빈틈없이' 계속되기 때문에 '무간지옥(無間地獄)'이라고도 한다. 아(阿)는 '없다(無)', 비(鼻)는 '구하다(救)'의 뜻으로(『관물삼매경』) 이곳에 한 번 떨어지면 아무리 용을 써도 구제될 리 없다.
다음으로, '규환'은 산스크리트어 라우라바(Raurava)의 의역이다. 죄인이 지옥에서 불태워질 때 고통스러워 '울부짖는다'라는 뜻이다. 누갈(樓葛)로 음역하고, 제곡(啼哭)・호규(號叫)로도 의역한다. 열탕 가마솥에 던져지며, 벌겋게 달궈진 철실(鐵室)에 갇히는 고통을 겪는다. 그래서 『지도론』에서는 "대규환 대지옥"이라고 했다. 이곳엔 살생, 도둑질, 음란한 짓, 음주 등으로 죄지은 자가 간다.
지옥은 사후에 겪어야 할 상상의 공간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겪는 전쟁 등의 참상은 그 자체로 이미 지옥 아닌가. 예나 지금이나 비극의 시기에 아비규환이란 말이 나돌았다. 지옥의 은유는 끔찍한 현실을 선한 방향으로 잘 살아낼 '행동 방식'(모두스 비벤디)을 터득하라 닦달한다.
미래에 닥칠 더 큰 비극의 제시로 어려운 현실에서 희망을 찾도록 일러준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라고 했다. 아무리 천박하고 고생스러운 삶이라도 죽기보다는 사는 게 낫다. 지옥보다 더한 현실을 잘 살아내면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다." 쨍하고 해 뜰 날 있는 법이다.





























댓글 많은 뉴스
김부겸 42.6% vs 추경호 46.1%…오차 범위 내 초접전
원팀은커녕…'지선 방관자' 대구 국회의원들
"왜 한국인만 고유가 지원금 주나"…이주민 단체, 인권위 진정
'코로나 백신 부실 관리 의혹' 문재인·정은경 고발 건 각하
"삼성·SK 반도체 실적, 농어민 희생 결과"…與 환원 확대 촉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