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로 통화정책 경로가 변화하면서 달러는 강세를 보인 반면 금 가격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정학적 리스크보다 금리와 환율 등 거시 변수의 영향력이 더 크게 작용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위기=금 상승'이라는 기존 공식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7일까지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는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은 21.05%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TIGER 금은선물(H)(-15.36%), KODEX 골드선물(H)(-14.48%), TIGER 골드선물(H)(-14.31%) 등 하락했다.
실제 금 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5311.60달러에서 4508.60달러로 떨어지며 약 15% 하락했다. ETF 하락 흐름 역시 금 가격 약세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금 가격 하락은 금리와 달러 등 거시 변수 변화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어서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했고, 이는 금 투자 매력 약화로 이어졌다.
특히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라는 점에서 금리가 상승할수록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여기에 달러 강세까지 겹치며 금 가격에 하방 압력이 가해졌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란발 유가 충격이 중앙은행의 매파적 스탠스를 자극하고 있다"며 "이번 국면은 지정학적 리스크 자체보다 유가·금리·달러 등 가격 변수의 영향력이 더 크게 작용하는 장세"라고 분석했다.
금 가격 하락에는 과열 해소 성격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쟁 이전 금 가격이 과매수 구간에 진입해 있었던 만큼 이번 하락은 가격 부담을 덜어내는 과정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이번 조정이 장기 상승 추세 훼손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과거와 달리 유동성 확대 환경이 약화되면서 금 가격 상승 기대는 낮아지고 있지만 구조적인 상승 흐름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 가격 조정 폭은 컸지만 여전히 장기 상승 추세 내에 있는 흐름"이라며 "다만 전쟁 이전과 같은 유동성 확장 환경을 전제로 한 기대는 낮출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금 가격이 거시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흐름 속에서 자금은 상대적으로 달러 자산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실제 달러 ETF 상품은 상승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KIWOOM 미국달러선물은 5.28%, KODEX 미국달러선물은 5.05% 상승했다. 금 관련 ETF가 두 자릿수 하락률을 나타낸 것과 달리 달러 선물형 상품은 5%대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
달러 강세는 금리 환경 변화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유가 상승이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를 자극하면서 달러의 상대적 매력이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국면에서는 안전자산 선호보다 금리와 환율 등 거시 변수의 영향력이 더 크게 작용하면서 자금이 금이 아닌 달러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위기 상황에서 금으로 자금이 몰렸다면 현재는 달러가 이를 대체하는 모습이라는 평가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전쟁 이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달러 매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현재 시장에서는 기대 인플레이션보다 달러 방향성이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댓글 많은 뉴스
올해 벌써 58명 사직…검찰 인력 붕괴, 미제사건 12만 건 폭탄
"父를 父라 부르지 못하고" 텃밭 대구서도 '빨간점퍼' 못 입는 국힘, 어쩌다[금주의 정치舌전]
김부겸, 내일 출마선언…국회 소통관·대구 2·28공원서 발표
국힘, '대구 선거' 국면 오판했나…김부겸 출마·3파전 가능성까지 '책임론'
"전공 빠진 졸업장 믿어?"…전한길, 이준석에 '학적부 공개' 재차 압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