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전광석화 작전에…. 개혁 법안은 '전광석화' 처리. 특검법은 전광석화…국회 탓하는 이 대통령의 역설" 등 전광석화라는 말이 뉴스에 자주 등장한다.
전광석화(電光石火)는, <번개 전, 빛 광, 부싯돌 석, 불 화>로 "번개 불빛이나 부싯돌 불이 번쩍거리는 것"처럼 매우 짧은 시간에 재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비유한 고사성어이다. 좋든 나쁘든 '눈 깜짝할 사이, 번개같이, 긴급히, 속전속결'을 뜻한다. 이 말의 유행은 "번갯불에 콩 구워서 먹듯" 느긋함을 잃고 기습적으로 무언가를 처리해야 할 특수 상황 발생을 웅변한다.
특히 "빨리빨리"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체질에는 전광석화가 제격인가. 지난해 강준만의 칼럼 "'전광석화' 좋아하면 골병든다"(2025.09.22.)는 정곡을 찌른다. "최근 정치권에 전광석화라는 사자성어가 유행이다…가장 많이 입에 올리는 정치인은 단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청래다.그는 추석 때 고향 갈 때 뉴스에 검찰청 폐지 소식이 들릴 수 있도록…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3개월 안에 해치우겠다"고 했다.
정치를 전쟁처럼 여기면서 속전속결을 부르짖은 건 군사독재정권인데, 어찌하여 군사독재정권을 증오하던 운동권 출신의 정청래가 속전속결보다 훨씬 빠른 전광석화를 찬양하는가? 싸우면서 닮아간 건가? 아니면 속전속결과 전광석화는 시대와 정권을 초월한 한국인 특유의 DNA인가."
전광석화의 유래를 보통 북송의 『경덕전등록』(1004)에 "석화전광(石火電光: 전광석화와 같이), 이경진겁(已經塵劫: 이미 영겁의 시간이 지나갔다"에서 찾는다. 그런데 '전광석화'가 아닌 '석화전광'이다. 이보다 더 거슬러 올라 전광석화의 원형을 전한(前漢)의 『회남자』에서 찾기도 한다.
하지만 '뇌전(雷電)'은 보여도 '전광, 석화'는 보이지 않는다. 그 뒤 1125년 원오극근의 『벽암록』에 "여격석화사섬전광"(如擊石火似閃電光: 부싯돌 불이 번쩍거리는 것 같고, 번개 불빛이 번뜩이는 것 같다)처럼 '석화전광'이 보인다. 이같이 중국에서는 - 우리나라와 일본처럼 - '전광석화'가 애용되지 않았다.
'전광석화'는, 고려 후기 1243년 간행의 『선문염송집』, 그리고 1248년 간행의 『남명천화상송증도가사실』에서다. 이후 유교 쪽에선 1626년 간행된 목은 이색의 『목은시고』권30에 보인다: "천지유유기차신(天地悠悠寄此身: 천지의 유구함에 이 몸 맡기니), 전광석화역준순(電光石火亦逡巡: 전광석화라도 또한 머뭇거리는 순간이라네)" 이어서 윤근수의 『월정집』 등에 보인다.
근대기엔 안중근의 이등방문 피격 건에서, "한 청년이…전광석화의 속력으로 「브라우닝」식 단총 5,6발을 발사하였다"와 같은 긴박한 문맥에 등장한다. 우리나라 근현대기의 언론 잡지 등에도 전광석화는 수도 없이 보인다.
불교 전통이 강한 일본에서도 근대기는 물론 현대에도 자주 전광석화라는 말이 보인다. 1930년대에는 "전광석화의 행동을 칭찬하고 있다(電光石火的行動ヲ賞讚シテ居ル)"라는 등등 군사 행동의 문맥에서 사용된다. 최근의 뉴스에서도 "미국의, 전광석화의 베네수엘라 침공에서(アメリカの、電光石火のベネズエラ侵攻から…)"처럼 등장한다. 심지어 '전광석화'라는 간판을 단 가게도 있다.
전광석화라는 말에는, 인생의 무상함이나 번개 같은 깨달음이라는 의미도 담겨 있으나 '느긋함, 느림, 머뭇거림'을 거부하는 속전속결의 군대문화가 어른거린다. 씁쓸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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