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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란봉투법 '사용자'에서 정부만 빠지겠다는 파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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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제2·3조) 시행 한 달 만에 너도나도 원청(原請) 기업에 대한 하청(下請) 기업의 교섭 요구가 쏟아지며 대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민간과 공공을 가리지 않는다. 지난 1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따르면 1천12개 하청 노조가 372개 원청에 교섭을 요구했는데, 공공 부문이 156곳(41.9%)에 달한다. 하청 노조에 속한 조합원 수로 따지면 공공이 7만1천360명, 민간이 7만5천736명으로 비슷한 규모다. 이 중에서 294건이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접수됐는데, 지금까지 판단이 나온 27건 중 70%(19건)라는 높은 비율로 '사용자성'이 인정됐다. 협력사를 거느리고 있는 제조업체들 입장에서는 어디까지 자신들을 '진짜 사장'이라고 지목하고, 얼마만큼의 교섭 요구를 감내해야 할지 불안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판단이 나온 27건 중에서 공공 분야도 꽤 된다. 기획예산처·보건복지부·교육부 등 중앙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을 상대로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가 쏟아졌고, 이 가운데 국세청·한국전력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일부 공공부문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지노위의 판단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13일 김민석 국무총리가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정부의 사용자성을, 책임을 어디까지 갈 것이냐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보완돼야 할 상황"이라고 밝혀 논란을 빚고 있다. 공공 부문의 사용자성 범위를 제한할 입법(立法)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민간 기업들에 막대한 파장(波長)을 일으킬 노란봉투법을 강행한 정부는 '사용자'에서 빠지고 민간 기업은 나 몰라라 하겠다는 것이란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노란봉투법의 모호성이 있다면 뒤늦게라도 정부가 그 가이드라인을 분명히 해야 할 일이다. 이는 민간 기업만이 아니라 정부에 대해서도 동일한 잣대로 적용되는 것이 옳다. 정부가 책임을 지는 데 한계가 있다면, 민간 기업에 역시 무한 책임을 요구할 수는 없는 일이다. 김 총리의 발언 취지에 따르면 노란봉투법 도입 자체가 무책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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