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강자' 키움증권이 퇴직연금 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털 기반 저비용 구조와 로보어드바이저 운용 역량을 앞세워 후발주자의 한계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으로 500조원 규모 시장을 둘러싼 증권업계 내 주도권 경쟁도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이달 초 금융위원회에 퇴직연금 사업자 등록을 완료했다. 회사는 상반기 내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상품 심의를 거쳐 서비스 개시에 나설 계획이다.
키움증권은 퇴직연금 시장에 업계 '후발주자'로 뛰어든 만큼 저비용 구조와 직접 운용 플랫폼에 기반한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앞세워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사업자들이 오프라인 지점망과 레거시(구형) 시스템에 기반한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키움증권은 출발부터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를 전제로 퇴직연금 서비스를 설계했다. 지점 운영에 따른 고정비 부담을 최소화하고 이를 고객 수수료 절감과 수익률 제고로 환원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서비스 개시 이후 개인형퇴직연금(IRP)을 중심으로 고객 기반을 빠르게 확대하고 확정급여(DB)·확정기여(DC)형 등 퇴직연금 전 영역으로 사업을 넓혀갈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퇴직연금과 연금저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유기적으로 연계한 통합 자산관리 플랫폼을 구축해 고객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표영대 연금사업총괄(상무)도 영입했다. 표 상무는 지난 2005년 퇴직연금 제도 도입 당시 삼성SDS에서 교보생명, 산업은행 등 금융권의 시스템 구축 표준화 작업을 주도한 '퇴직연금 1세대 전문가'다. 미래에셋증권에서는 15년 동안 관련 사업 부문에 재직했다.
지난 2024년 퇴직연금 TF(태스크포스)를 신설한 키움증권은 미래에셋증권에서 표 상무를 데려왔다. 같은 해 조직 개편을 통해 연금사업팀이 신설되면서 표 상무는 퇴직연금 사업 추진의 기틀을 다지기 시작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장기 투자에서 '비용은 곧 수익률'이라는 점에서 저비용 구조는 키움증권의 본질적인 경쟁력"이라며 "후발주자의 핸디캡보다 새롭게 설계된 플랫폼의 가능성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키움증권은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RA) 일임 서비스 시장에선 이미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센터에 따르면 20일 기준 '키움 Momentum 공격투자형1'의 6개월, 1년 수익률은 각각 95.73%, 153.93%로 전체 702개 포트폴리오 중 1위를 기록했다.
'키움 Momentum(모멘텀)'은 시장 흐름을 분석해 상승세가 강한 종목에 투자하는 모멘텀 전략 기반 알고리즘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과 채권 비중을 유연하게 조절하고 투자자 관심과 자금이 집중되는 종목을 데이터로 선별해 투자 효율을 높이는 구조다.
이처럼 키움증권이 퇴직연금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약 500조원 규모로 성장한 시장에서 자금 흐름이 은행권에서 증권사로 이동하고 있는 점이 자리한다. 아울러 투자 중개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수익원을 다변화하려는 전략적 판단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496조8021억원으로 전년 말(431조7000억원)보다 15.1% 늘었다. 같은 기간 증권사들의 적립금은 131조5026억원으로 26.5% 급증해 은행(15.4%), 보험(7.4%)의 증가율을 상회했다. 점유율도 증권업계는 전년에 비해 2.2%포인트 오른 26.5%를 기록했지만, 은행과 보험은 각각 0.4%포인트, 1.7%포인트 줄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보수적인 시나리오(운용수익률 2.07%)에서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오는 2040년 1172조원, 2055년에는 185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 시장으로 평가된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 "새롭게 추진하는 발행어음과 퇴직연금 사업 부문에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고객 가치에 기반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리테일 강자'로 꼽히는 키움증권이 연금시장 경쟁에 참전하면서 업계 긴장도는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키움증권의 국내 주식 시장 점유율은 25.8%로 지난해 초 29.6%에서 3.8%포인트 낮아졌지만, 21년 연속 1위를 기록 중이다. 투자 앱 시장 내 MAU(월간 활성 사용자)는 3월 말 기준 약 330만명으로 미래에셋증권(341만명)과 치열한 2, 3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퇴직연금 사업을 통해 키움증권의 ETF LP(유동성공급자) 비즈니스 경쟁력은 강화될 것"이라며 "2월 누적 기준 ETF LP M/S(시장점유율)는 약 25%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향후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허용 시 시장 유동성 확대와 함께 LP 수익 개선도 기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키움증권은 이미 국내 최대 규모의 리테일 투자자 고객 기반을 보유하고 있어 주식·ETF(상장지수펀드)·펀드 등 다양한 투자 경험을 가진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IRP·DC로 연결될 수 있는 생태계가 이미 형성돼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퇴직연금·연금저축·ISA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관리하는 '종합 연금 자산관리 플랫폼'을 구현해 업권 내 '빅5' 진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댓글 많은 뉴스
홍준표 "틀튜버 포로된 보수 정당…어쩌다 망조 들었나 안타까워"
장동혁 "많은 미국 인사들, 李정부 대북정책·한미동맹 우려해"
홍준표 "총리설? 백수 신세 밥 준다 해서 간 것…오해 안 하셔도 된다"
李대통령 지지율 65.5%로 취임 후 최고치 기록
진주 화물연대 집회서 노조 차량이 경찰 바리케이드 돌진…경찰관 1명 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