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조원 규모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이달 21일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반도체(DS) 부문과 완제품(DX) 부문으로 조합원이 균열(龜裂)하는 '내부 갈등'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인공지능 호황의 수혜를 입은 반도체 부문과 달리 중국의 공세로 부진을 면치 못하는 스마트폰과 TV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의 '상대적 박탈감(剝奪感)'이 노조 탈퇴와 내부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열흘 만에 2천500여 명의 조합원이 이탈했다는 사실은 이번 파업의 동력이 내부에서부터 흔들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블라인드와 삼성전자 노조 소통방에는 "노조 셀프 와해가 잘 되어 간다" "참고 참다가 더 못 참아서 탈퇴한다"는 불만의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정치권과 국민의 우려 섞인 시선에 대한 노조 지도부의 대응 방식 또한 아쉬움을 남긴다.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책임 의식'과 '연대 의식'은 우리 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환기한 것이다. 이를 두고 LG유플러스 노조를 향한 이야기라며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는 타사 노조와의 노노(勞勞) 갈등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이고 비겁하기까지 하다.
여기에다 반도체 부문 사내 게시판에서 초기업 조합 소속 조합원들 주도로 '기부금 약정 취소'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는 보도는 이들의 이기심이 어디까지인지 입을 다물 수 없게 한다. 희귀질환, 장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동 등 다양한 사회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임직원들이 매월 월급에서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회사가 동일한 금액을 매칭해 기부하는 사회 공헌 활동인데, 이 돈이 회사의 '생색용'으로 쓰인다며 기부금 약정을 취소했다는 노조원들의 인증 글이 잇따르고 있다.
성과급 요구와 파업 엄포에 일부 증권가에서는 벌써 삼성전자에 대한 주식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고,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도 기존 대비 10% 이상 낮췄다. 노조의 이기심이 삼성전자 전체의 가치를 훼손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더구나 이번 삼전 노조의 요구는 기존 노동운동이 추구하는 사회적 평등 추구나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 약자를 향한 연대(連帶) 의식 없이 철저히 '개인의 이익'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우려스럽다. 이러고도 스스로 노동운동을 한다고 자처할 수 있겠는가?
hanyun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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