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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업계 "코스닥 잔류" 호소하지만…부실 동전주 퇴출이 먼저[매일뭐니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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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코스피 상승세 속 찬밥…알테오젠 등 기업 이탈 조짐도
각종 이슈로 시장 위상 악화…"부실기업 대대적 물갈이" 목소리
당국,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 강화…하반기 정부 구조개편 본격화

알테오젠 본사 및 연구소 조감도. 알테오젠
알테오젠 본사 및 연구소 조감도. 알테오젠

코스닥 시장이 장기 침체와 투자자 외면 속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벤처업계와 코스닥협회 등은 우량 기업의 코스피 이전을 막아야 한다며 '코스닥 잔류'를 호소하고 있지만, 시장 안팎에서는 부실 동전주 정리와 체질 개선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량 벤처·기술 기업들의 잇따른 '코스닥 엑소더스(대탈출)'에 위기감을 느낀 코스닥·벤처업계는 혁신 생태계 붕괴를 우려하며 기업들의 코스닥 시장 잔류를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코스닥협회·벤처기업협회 등 3개 단체는 공동 호소문을 내기도 했는데요. 이들은 호소문에서 "코스닥 시장에서 일정 규모로 성장한 기업들이 이전 상장을 선택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이는 코스닥시장의 정체성과 혁신 생태계에 대한 우려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최근 국내 증시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중심의 랠리에 힘입어 코스피가 연일 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마저 코스피 이전 상장을 검토하면서 시장 위축 우려는 더욱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대표적으로 시총 상위 바이오 기업인 알테오젠이 있습니다. 앞서 코스닥협회는 코스피로 이전 준비 중인 상장사 알테오젠 측에 이전 상장 재고 요청을 공문 형태로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알테오젠이 코스닥 시장 기술특례상장사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인 만큼, 코스닥협회 측이 이례적으로 나서서 시장 잔류를 요청한 것입니다.

시장에서는 대형 우량주가 잇따라 이탈할 경우 코스닥의 투자 매력과 유동성이 더욱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코스닥이 단순한 '코스피 이전 대기소'로 전락할 경우 벤처·혁신기업 자금조달 기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다만 단순히 우량 기업 잔류를 호소하기 전에 코스닥 시장 신뢰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큰 상황입니다. 이들은 각종 공시 번복, 불성실 공시, 주가 조작 논란 등이 반복되면서 코스닥 전반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고 주장합니다.

코스닥 문제의 핵심은 수치로도 드러납니다. 특히 저가 부실주 문제는 코스닥 시장의 구조적 한계로 꼽히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00원 미만 '동전주'는 전체 상장사 가운데 210개 수준인데, 이 중 약 141개가 코스닥 종목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밖에 코스피 종목이 43개, 코넥스 종목이 26개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동전주의 약 67%가 코스닥에 몰린 셈입니다.

업계에선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이른바 동전주 중 상당수는 사실상 '사업 기반을 잃은 부실기업'이라고 평가합니다. 부실기업이 퇴출당하지 않고 시장에 남아 있는 한, 코스닥은 투기판이라는 오명을 떨치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실적 부진과 관리종목 리스크에도 상장만 유지하는 기업들이 시장 전반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는 것입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이 성장 기업 시장이라는 본래 역할보다 투기성 저가주 시장 이미지가 강해졌다"라며 "대대적인 물갈이 없이는 투자자 자금이 다시 유입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금융당국도 이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하지 않겠다는 방침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부실 동전주의 상장폐지 요건 강화를 담은 한국거래소 상장 규정 개정을 승인했습니다. 그간 느슨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코스닥 퇴출 기준을 손보는 첫 번째 공식 조치입니다.

개정안은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 상향, 반기 자본 잠식 요건 신설 등 내용과 함께 동전주 요건 신설 및 우회 방지 조치를 비중 있게 담고 있습니다. 특히 주가가 30거래일 연속으로 1000원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연속 45거래일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최종 상장폐지되는 내용 등이 포함됐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15일 자신의 SNS에 "코스닥 시장 부실기업을 신속하게 퇴출할 것"이라며 "비전 없는 부실 종목이 주가조작 세력에 이용되고, 주가지수를 잠식하는 악순환을 끊어내겠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도려낼 곳은 과감하고 신속하게 정비해 우리 증시가 건강한 우상향 구조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개혁은 퇴출 강화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르면 올해 10월부터는 이른바 '코스닥 승강제'가 도입될 전망입니다. 우량 기업군과 부실 기업군을 시장 내에서 사실상 구분해 투자자 신뢰를 높이고, 우수 기업에는 보다 유리한 투자 환경을 제공해 좋은 기업이 굳이 코스피로 옮겨가지 않아도 될 환경을 만들어주겠다는 취지입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제도가 코스닥 판 '옥석 가리기'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여기에 정부가 손실 일부를 우선 부담하는 구조의 '국민성장펀드'가 오는 22일 출시를 앞두면서 코스닥 활성화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정책 자금이 벤처·혁신기업 투자로 유입될 경우 침체된 코스닥 시장에 새로운 자금 공급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단기적인 유동성 공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결국 코스닥 시장이 재평가받기 위해서는 우량 기업 유치와 함께 부실기업 퇴출, 공시 신뢰 회복, 투자자 보호 강화 등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구축할 인공지능(AI) 생태계의 핵심 파트너인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과 바이오, 이차전지, 로봇 등 미래 산업의 주역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라며 "코스피에서 시작된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와 주주환원 확대의 물결은 결국 코스닥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또한 "국내 주식투자의 낙관주의와 대형주의 실적 개선은 점차 코스닥 시장에 대한 관심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며 "하반기 본격화할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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