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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와 함께 나누고픈 북&톡] 진심 어린 소통과 다정한 배려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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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배려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남들보다 빠르고 스마트한 사람이 주목받는 시대입니다. 말도 빨라야 하고, 판단도 빨라야 하며, 성과도 재빨리 만들어 보여줘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어느새 '좋은 사람'보다 '유능한 사람', '똑똑한 사람'이 되는 데 더 익숙해졌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 자녀들에게도 사회에서 요구하는 효율과 결과 위주로 다그칠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자녀와 어떻게 소통하고, 어떤 부모로 자녀의 곁에 있어야 할까요?

◆더듬거리는 문장 속 숨겨진 마음

'내가 말하고 있잖아'의 표지

"나는 잘해 주면 사랑에 빠지는 사람이다"라는 첫문장으로 시작하는 소설이 있습니다. 정용준 작가의 '내가 말하고 있잖아'(정용준 지음)라는 책입니다. 어린 시절의 주인공은 자신에게 잘해 주거나 친절하게 웃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어떤 사람이든 좋아했다고 말합니다. 설령 말과 행동이 거짓이라도 '잘해 주기만 하면 돌멩이도 사랑하는 바보'였다며 자신을 자책합니다. 이제 열네 살의 주인공 소년은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닙니다. 다정한 말과 부드러운 눈빛에 끌려다녔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나쁜 표정을 짓고 마음의 빗장을 걸어 잠급니다. 사랑하기 좋아했던 어린 시절의 경험은 누적된 상처로 남아 이제는 자신을 도와주기 위해 다가오는 사람들의 마음도 쉽게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말을 더듬는 증상이 있는 주인공은 머릿속에 있는 문장을 입 밖으로 시원하게 내보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대신 말을 해주거나, 답답하다는 표정을 짓거나, 듣기를 아예 포기해 버립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주인공은 언어 교정원에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 또한 저마다의 사정이 있어서 교정원에 간 것입니다. 말하기 어려운 단어는 글로 적고, 하고 싶은 말은 노트에 적으면서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았던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냅니다. 누군가 볼 때 부족해 보이는 사람들이지만 끝까지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작은 도전이나 성장에도 따뜻하게 격려해 줍니다. 사람에게 상처받았지만 다시 사람에게서 용기를 얻는 듯합니다.

주인공은 엄마를 비롯한 주변 어른들의 미세한 위선도 예리하게 포착합니다. 엄마를 사랑하면서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지점을 사춘기 청소년의 불안정한 감정과 시선으로 그려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왜 살아야 하는지 알 수 없어서 심지어 죽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죽을 이유조차 찾지 못해 허망해하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이런 고민이 소설 속 주인공에게 한정된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자녀들에게 어떤 부모, 어떤 어른이며, 나아가 어떤 사람인지 고민하게 합니다.

◆좋은 사람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좋은 사람 도감'의 표지

'좋은 사람 도감'(묘엔 스구루·사사키 히나·마나코 지에미 지음)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좋은 사람 100명을 그림과 함께 소개해 주는 책입니다. 한 페이지에 한 가지 사례가 구체적인 그림과 함께 담겨 있어서 읽기도 쉽고 책장이 쉽게 넘어갑니다. 이 책은 원래 일본에서 마음 맞는 사람끼리 취미로 작은 전시회를 기획하다가, 2023년 '너무 좋은 사람전'이라는 전시회에 무려 3만 명이 방문하는 진기록을 세우면서 출판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사건 사고를 다루는 살벌한 뉴스에 지친 사람들이 좋은 사람 소식에 목말랐던 것일까요?

'도대체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일까'라는 궁금증으로 책을 펼치지만, 읽다 보면 특별히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흔히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임을 알게 됩니다. 좋은 사람을 발견하는 시선을 갖게 하는 책이면서 동시에 평소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사람들을 대하는지 비춰보게 합니다.

이 책은 이런 사람들을 좋은 사람이라고 소개합니다. 바쁠 때라도 말을 걸면 일단 키보드 치는 손을 멈춰주는 사람, 계산대에서 물건을 계산할 때 끼고 있던 이어폰을 살짝 빼는 사람, 여러 명이 같이 셀카를 찍을 때 셔터를 눌러주는 사람, 등산할 때 조금만 더 가면 된다며 격려해 주는 사람, 인사할 때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며 지켜보는 사람, 산책에서 지친 개를 안고 걷는 사람까지 우리 일상의 좋은 사람들을 소개하는 따뜻한 책입니다.

좋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상대방을 배려한다는 것입니다. 이 배려는 무조건 상대방에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이지만 최선을 다해 상대방을 뜨겁게 사랑하는 마음에서 출발한 배려 보입니다. 우리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지만 뜨거운 사랑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대구시교육청 학부모독서문화지원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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