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이 연이어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으나 실적의 수혜는 일부 반도체 거점에 집중되고 있다. 겉으로는 수출 호황이 전국으로 확산한 것처럼 보이지만 지역별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반도체가 주력인 경기·충남·충북과 전통 제조업 비중이 높은 대구경북 사이의 격차가 뚜렷하다.
◆반도체발 수출 양극화 심화
한국 수출은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출은 4천96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8.4%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6월 수출도 1천22억5천만달러로 70.9% 늘며 사상 처음 월간 수출 1천억달러 벽을 넘어섰다. 무역수지는 361억5천만달러 흑자로 처음 300억달러를 웃돌았다.
기록 경신의 일등 공신은 반도체였다. 상반기 반도체 수출은 1천924억달러로 전년보다 162.6% 급증했다. 지난해까지의 연간 최대 실적을 불과 반년 만에 넘어선 규모다.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의 수출도 16% 증가했지만 반도체와의 성장 속도 차이는 10배 가까이 벌어졌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38.7%에 달했다.
다만 지역별로는 수출 증가세의 양극화가 뚜렷했다. 한국무역협회 1~6월 지역별 누계 통계를 보면 경기도 수출은 1천590억6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7.7% 증가했다. 충남은 978억달러로 128.9% 급증했고, 충북도 219억2천만달러로 36.9% 늘었다. 세 지역의 1위 수출 품목은 모두 반도체다.
경기·충남·충북의 수출액을 합하면 2천787억9천만달러로 K-stat 기준 전국 수출액의 56.2%를 차지한다. 세 지역의 합산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두 배 증가했다. 전국 수출의 절반 이상이 반도체 생산시설이 밀집한 경기·충청권에서 발생하면서 수출 집중도도 5월 누계 당시보다 한층 높아진 것이다.
반면 다른 지역의 수출 성장 폭은 대부분 전국 평균인 48.3%를 크게 밑돌았다. 서울은 11.0%, 부산은 11.9% 증가했고 인천은 5.9%, 대전은 3.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울산과 전남도 각각 14.7%, 22.4% 증가했지만 전국 평균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강원은 1.3% 증가에 그쳤고 경남은 오히려 2.4% 감소했다. 수출 신기록이 제조업 전반의 고른 회복이라기보다 특정 품목과 생산지역의 호황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상대적으로 더딘 대구경북 수출 회복
대구경북 역시 수출은 증가했지만 전국적인 상승세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대구의 상반기 수출은 48억8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했고, 경북은 211억6천만달러로 17.2% 늘었다. 두 지역의 합산 수출액은 260억4천만달러, 증가율은 약 15.9%로 전국 평균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반도체 호황의 직접적인 수혜가 경기·충청권 생산거점에 집중된 반면 자동차부품·철강·기계·섬유 등 전통 제조업 비중이 높은 지역은 상대적으로 더딘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수출 신기록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역 산업계의 체감경기와 국가 수출지표 사이의 간극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반도체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소재·부품·장비와 연구개발, 실증, 인력양성 등 관련 산업 생태계를 비수도권으로 확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주력산업의 고부가가치 전환과 첨단산업 공급망 구축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수출 호황이 오히려 지역 간 산업 격차를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다.
지역 산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성과의 지역 확산을 미룬다면 수출 신기록은 국가 전체의 호황이 아니라 일부 거점만의 기록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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