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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동량 감소에 기름값 폭등까지…벼랑 끝 포항 예선업계 "공기업은 빠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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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 실적 2년 새 21% 급감 속 기름값 3배 뛰어…업계 줄도산 우려
공단 측 "항만 마비 막을 최소한의 안전장치…출혈경쟁 책임 전가 황당"

포항항에 정박 중인 예인선. 독자제공.
포항항에 정박 중인 예인선. 독자제공.

경북 포항항 민간 예선업체들이 일감 감소와 기름값 폭등으로 줄도산 위기에 처하자 공공기관인 해양환경공단(KOEM)의 시장 철수를 요구하고 나섰다. 세금 지원을 받는 공기업이 한정된 예선 시장에서 빠져야 민간 업체들이 생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27일 예인선 업계에 따르면 포항항(영일만항, 포항신·구항)의 물동량 감소는 심각한 수준이다. 포항항 전체 예선 실적은 2022년 1만950건에서 2024년 8천650건으로 2년 만에 21%가량 줄었다. 중국의 헐값 철강 밀어내기 수출과 주요국의 관세 인상으로 철강 경기가 직격탄을 맞은 여파다. 이로 인해 수익 비중이 큰 대형 화물선 예선 실적은 같은 기간 7천350건에서 5천700건으로 22% 이상 빠졌고, 주력 화물인 철강 원료선 입항도 한 달 평균 20척에서 최근 14~15척으로 줄었다.

예선에 주로 쓰는 벙커A유 가격은 리터(ℓ)당 600원대에서 2천원 이상으로 3배 넘게 뛰었다. 먼바다를 오가는 외항선과 달리 항만 안에서 움직이는 예선은 면세 혜택을 받지 못해 비싼 과세유를 고스란히 써야 한다.

결국 적자를 버티지 못한 민간 예선사 A사는 지난해 4월 5천마력급 예선 B호를 베트남에 매각했다. 이런 탓에 포항항에는 공단 소속 예선 1척을 포함해 총 18척만 남았다. 업계는 영세한 민간 예선사들이 연이어 무너질 경우 대형 선박 접안이 늦어지고 물류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당장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하자 업체들의 원성은 해양환경공단으로 향하고 있다. 바다 환경을 보호하고 오염을 막는 것이 본연의 역할인 공단이 민간 업체와 똑같이 수익 사업을 벌이며 부족한 일감마저 빼앗고 있다는 것이다. 민간 업체는 일감이 끊기면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지만 공단 소속 예선 직원들은 작업량과 무관하게 안정적인 월급을 받는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선박 건조비와 인건비를 세금으로 충당하고 방제 분담금까지 거두는 공공기관이 벼랑 끝에 몰린 영세 업체의 생존권까지 위협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공단이 수익 사업에 뛰어들 것이 아니라 설립 취지에 맞게 해양 환경 보호와 방제 등 공공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해양환경공단 측은 해당 예선이 단순 수익사업이 아닌 국가 재난 대비를 위한 필수 운영이라는 입장이다.

공단 관계자는 "포항항 예선 공급 과잉은 민간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배를 늘린 결과"라며 "공단은 과거 3척 운영하던 배를 오히려 1척으로 줄여 운영 중"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공단의 예선은 기름 유출 등 해양 오염 사고가 났을 때 즉시 투입해 방제 작업을 하고 민간 업체의 파업이나 작업 거부로 항만이 마비되는 사태를 막는 역할도 한다"며 "자신들이 자초한 출혈 경쟁의 책임을 공공기관에 떠넘기는 민간 업체들의 주장은 억지스럽고 황당할 따름"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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