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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보다 반도체" 수험생 몰린다…첨단학과 몸값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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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에 흔들린 진로판…'의치한약수' 대신 '의치반도체'
학원가 "최상위권 이과생 의대 쏠림 완화" 기대감도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장보다 2.68% 오른 30만7천원에, SK하이닉스는 9.31% 폭등한 224만3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181.19p 오른 8,228.70으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연합뉴스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장보다 2.68% 오른 30만7천원에, SK하이닉스는 9.31% 폭등한 224만3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181.19p 오른 8,228.70으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연합뉴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직원들이 반도체 호황 속에 역대급 성과급을 받게 되면서 수험생들 사이에서 반도체 관련 학과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그동안 이과 최상위권 학생들의 진로가 의대 중심으로 쏠렸다면 최근에는 반도체 계약학과와 첨단 공학 계열로 관심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기존 '의치한약수(의대·치과대·한의대·약대·수의대)' 대신 '의치반도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입시업계에서는 의대 선호 일변도였던 최상위권 이과생들의 진로 선택이 첨단 산업 분야로 다변화되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단기적인 업황만 보고 진로를 결정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의치한약수'에 '반도체' 더해져

28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삼성전자 성과급 이슈를 계기로 반도체 계약학과 관련 언급이 크게 늘고 있다.

한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한의대에서 반도체 계약학과로 반수하려고 한다", "고연봉과 성과급, 복지 등을 생각하면 의사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 "1학년 때부터 반도체 계열을 희망했는데 계약학과 경쟁률이 더 오를까 걱정된다" 등의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입시업계에서도 최상위권 이과생들의 관심이 의대에서 반도체 계약학과로 일부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전에는 이과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선택지가 의대와 서울대 공대 정도였다면 이제는 반도체 계약학과도 하나의 주요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며 "내년 대입에서는 반도체 계약학과 경쟁률과 합격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 대치동과 목동, 경기 분당 등 학원가에서는 이미 '의치한약수'에 반도체를 더한 이른바 '의치한약수반' 대비반까지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I·반도체·로봇 등 첨단 산업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직업계고 경쟁률과 취업률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대구지역 마이스터고 경쟁률은 ▷2024학년도 1.80대 1 ▷2025학년도 1.88대 1 ▷2026학년도 1.73대 1을 기록했다. 특성화고 경쟁률도 ▷2024학년도 1.01대 1 ▷2025학년도 1.16대 1 ▷2026학년도 1.10대 1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직업계고 졸업생 취업률 역시 ▷2023년 62.7% ▷2024년 65.3% ▷2025년 67.8%로 꾸준히 증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순한 반도체 호황만 보고 진로를 선택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는 "의대 쏠림 현상이 완화되고 이공계 진학이 늘어나는 것은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면서도 "반도체 산업은 경기 변동성이 큰 만큼 지금 수험생들이 졸업해 취업할 시점의 산업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적성이나 연구 분야에 대한 관심보다 단순한 금전적 보상만으로 진로를 결정하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대학 반도체학과 몸값도 '상한가'

대구권 대학가에서도 반도체 분야에 대한 관심 증가를 체감하고 있다.

대학들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 관련 학과에는 고교 특강 요청과 진학 상담이 크게 늘었고, 일부 대학에서는 다른 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뒤 다시 반도체 계열로 진학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김봉환 대구가톨릭대 반도체전자공학과 교수는 "반도체 호황 분위기와 함께 고등학생들의 관심이 확실히 높아졌다"며 "예년에는 연간 14차례 정도였던 고교 특강이 올해는 최근까지 이미 10차례 진행됐을 정도"라고 말했다.

또 "언론 등을 통해 반도체 계약학과가 주목받으면서 학생들의 관심이 더 커진 것 같다"며 "교수가 학교를 방문하는 경우뿐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대학을 찾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취업 사례가 이어지면서 일반 4년제 대학 재학생이나 졸업생들이 다시 반도체 분야로 진학하는 이른바 '유턴 입학'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방종욱 영진전문대 반도체전자계열 교수는 "취업 전망이 좋아지면서 다른 대학을 다니다가 다시 입학하거나 이미 대학을 졸업한 뒤 반도체 계열로 재진학하는 학생들이 꾸준히 있다"며 "한 반에 적게는 2명, 많게는 5명 정도가 이런 사례"라고 말했다.

실제 자영업을 접고 반도체 분야에 도전한 사례도 있다. 지난해 영진전문대 반도체전자계열에 입학해 SK하이닉스 취업을 준비 중인 2학년 A씨는 "경기 불황 속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컸다"며 "주변 친구들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에 취업해 안정적으로 생활하는 모습을 보며 다시 공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지역 대학들도 반도체 인재 양성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북대는 반도체 특성화대학 사업을 운영 중이며, DGIST와 POSTECH은 삼성전자와 연계한 반도체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와 영진전문대 등도 산학연계 중심의 반도체·전자 분야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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