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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어린이집 함께 수업을"…유보통합 모델 구현 나선 대구 숙천유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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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어린이집 영유아 공동 수업 진행
올해 말까지 유보통합 4대 과제 중점 추진

지난 7일 대구 동구 숙천유치원 강당에서 인근 어린이집 유아들과 함께 하는
지난 7일 대구 동구 숙천유치원 강당에서 인근 어린이집 유아들과 함께 하는 '유·보 이음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김영경 기자

교육계 오랜 난제인 '유보통합'이 지역 교육 현장에서 더디지만 조금씩 환경을 조성해 가고 있다. 유보통합은 유치원의 교육기능과 어린이집의 보육기능을 통합하는 것으로, 만 0~5세 모든 영유아가 이용기관에 관계없이 양질의 교육·돌봄 서비스를 차별 없이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구 지역에는 유치원·어린이집 42곳이 '영유아학교 시범기관'으로 지정되어 유보통합이 지향하는 질 높은 교육과 보육의 모델을 구현하고 있다. 유보통합 4대 핵심 과제를 바탕으로 2년여 간 내실 있는 교육 정책을 추진해온 지역 유치원의 사례를 살펴봤다.

◆영유아 교육·보육의 질 향상

정부는 지난 2022년 5월 유보통합을 국정과제로 꼽은 이후 유보통합 추진방안 발표, 유보통합추진단 출범, 정부조직법 개정 등 일련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30여 년간 영유아 교육·보육 관리체계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나뉘어 운영돼 왔다. 유아 교육과 보육이 각각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 소관 부처가 다르고, 기관별 자격 요건과 재원 등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이처럼 두 기관이 별도의 법령 및 제도, 행정 관리체계를 적용받아 온 탓에 기관 간 영유아 교육·돌봄 서비스의 양적·질적 차이가 지속적으로 논란이 됐다. 통상 유치원은 어린이집보다 방학이 길고 돌봄 시간이 짧고, 어린이집은 유치원보다 급식비 지원, 시설 기준 등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식이다.

이에 따라 유보통합은 두 기관의 관리 주체를 교육부-시도교육청으로 일원화시켜 기관에 관계없이 질 높은 교육·보육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교육부는 유치원의 돌봄 여건을 강화하고 어린이집의 보육비 지원을 늘리는 등 상호보완을 통해 영유아 교육·보육 질을 단계적으로 상향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지난 2024년 6월 영유아 보육업무가 보건복지부에서 교육부로 이관되며 중앙정부 차원의 관리체계는 일원화됐지만, 지방에서는 여전히 교육청과 지자체 간 이원화 구조가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지난 7일 대구 동구 숙천유치원 강당에서 인근 어린이집 유아들과 함께 하는
지난 7일 대구 동구 숙천유치원 강당에서 인근 어린이집 유아들과 함께 하는 '유·보 이음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김영경 기자
지난 7일 대구 동구 숙천유치원 강당에서 인근 어린이집 유아들과 함께 하는
지난 7일 대구 동구 숙천유치원 강당에서 인근 어린이집 유아들과 함께 하는 '유·보 이음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김영경 기자

◆유치원·어린이집 함께 수업

"여기로 가자, 형이 도와줄게."

지난 7일 오전 11시 대구 동구 숙천유치원 강당에는 인근 어린이집 아이들과 함께 하는 '건강함으로 하나 되는 신체 활동'이 열리고 있었다. 이 행사는 유·보(유아교육·보육) 이음교육 운영의 일환으로,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교육과정을 연계 운영해 영아의 유치원 적응력을 높이고 발달의 연속성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율하어린이집(23명), 상록푸른숲어린이집(12명), 숙천유치원(39명) 등 총 74명의 유아들이 참여했다. 신체 활동의 주제는 '꿀벌 나라 여행'이었다. 유아들이 꿀벌이 되어 바닥에 표시된 경로를 따라 걸어가며 꽃을 찾아가는 형식의 놀이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아이들은 짝이 되어 동그라미, 8자 모양 등으로 함께 움직였다. 몸집이 상대적으로 크고 놀이에 익숙한 유치원 4세 유아들이 어린이집 2~3세 유아들의 손을 잡고 이끌어 나갔다.

20여 분간 진행된 활동이 끝난 이후엔 유치원, 어린이집 아이들이 마주 앉아 커다란 공을 손으로 함께 옮기는 '미니 운동회' 시간도 열렸다. 강당 곳곳에서 '힘내라', '잘 한다'고 외치는 아이들의 응원 소리가 울려 퍼졌다.

활동에 참여한 오예준(4) 군은 "어린이집 친구들이랑 체험 활동을 해본 건 처음"이라며 "나보다 어린 친구들이랑 함께 노니까 색다르기도 하고 더 즐거웠다"고 소감을 말했다.

도선미 숙천유치원 원감은 "숲 밧줄 놀이, 가상현실(VR)체험 활동 등 올해 인근 어린이집과 연계하는 활동이 7여 개 계획돼 있다"며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서로 수업을 공유하면서 유보통합의 방향성을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보통합 4대 과제 중점 추진

대구 숙천유치원은 지난 2024년 9월 '영유아학교 시범기관'으로 선정되며 바람직한 유보통합 모델 구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유보통합의 4대 핵심 과제인 ▷충분한 운영시간 보장 ▷교사 대 영유아 수 감축 ▷수요 맞춤 교육·보육 프로그램 강화 ▷교사의 전문성·역량 강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 중이다.

먼저 학부모의 수요를 반영해 아침·저녁 돌봄을 제공하여 하루 11시간(오전 8시~오후 7시) 연중으로 운영하며 유아에게 충분한 이용 시간을 보장하고 학부모의 돌봄 부담을 경감하고 있다.

또 학급당 유아 수를 13명 이하로 조정해 교사가 유아 한 명 한 명과 세심한 상호작용 및 개별지도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했다. 이를 통해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이 일체화되는 질 높은 유아교육이 실현되고 있다.

교육과정 측면에서는 탐구 기반 놀이 중심 교육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교육·생태교육·다문화 교육 등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여 유아의 창의성과 문제해결력 등 미래 사회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효과적으로 높이고 있다. 어린이집·초등학교와의 이음교육과 지역사회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유아의 발달단계에 맞춘 풍부한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교사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원내외 장학·수업 멘토링·직무연수를 적극 지원하고, 교사전문학습공동체를 운영하며 연구 활동을 활성화하고 있다. 지역의 어린이집 및 초등학교 교사들과의 협의체를 구성해 교육과정 연계성을 높이고, 교수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구양숙 숙천유치원 원장은 "영유아학교 운영으로 아이들의 행복한 성장을 위해 질 높은 교육·돌봄 통합 모델을 실현하고 있다"며 "우리 유치원의 사례가 유보통합 모델 확산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더욱 더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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