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진 역대급 불장(bull market)에 코스피가 9000포인트 돌파를 앞두고 있다. 두세 배 수익 인증글을 찾아보기 어렵지 않은 시장이다. 그러나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이 상승장을 보내는 건 아니다. 수익을 지킬 방법을 고민하는 자산가, 진입 타이밍을 저울질하는 투자자. 결이 다른 듯 같은 고민이 모이는 곳이 유진투자증권 서울WM센터다. 그 중심에 이한동 부장(사진)이 있다.
지난 2010년 유진투자증권에 입사한 이 부장은 실적 높은 우수 PB를 선정하는 사내 마스터PB 제도 도입 첫 회부터 6년 연속 선정된 톱티어 인력이다. 그가 굴리는 자산이 4000억원으로 불어나는 동안 서울WM센터의 자산 규모는 고액자산가들의 노크가 이어지며 3년 만에 1조원에서 4조원으로 늘었다.
이 부장의 포트폴리오에는 한 가지 원칙이 있다. 자산의 절반 이상을 절대수익 추구형 펀드에 배치하는 것. 시장이 좋든 나쁘든 연 10% 내외 수익을 변동성 없이 쌓아가는 구조다. 나머지 절반에서 주식, 비상장, 채권, 코인 등으로 시장 흐름에 맞춰 비중을 조정한다. 절대수익 구간이 받쳐주는 만큼 시장 변동성이 커져도 전체 수익률은 흔들리지 않는다. 역대급 호황기에도 안정성 높은 투자처를 고집하는 고액자산가들이 그를 찾는 이유다. 자산가들에게 진짜 중요한 건 더 버는 것이 아니라 지키며 불리는 일이다.
이 부장은 "전체 계좌가 복리로 성장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수익률보다 지속성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변동성 없이 우상향"…자산가들이 찾는 절대수익 추구형 펀드
같은 펀드도 17년차 PB의 시각에서는 다르게 보인다. 절대수익 추구형이라는 이름이 붙어도 속을 보면 천차만별이다. 롱숏 펀드라 해도 매니저 판단이 개입돼 롱 비중이 훨씬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부장이 포트폴리오에 올리는 건 롱과 숏을 50대 50으로 기계적으로 배정하는 펀드, 통상 0~2%인 조기상환수익률이 8%로 설계된 전환사채(CB), 스팩 발기인 단계부터 참여할 수 있는 펀드 같은 희소 상품이다. CB·BW 메자닌, 롱숏, 공모주, 채권을 한 펀드 안에서 동시에 굴리는 멀티전략 펀드도 선호한다. 단일 전략이 시장과 함께 흔들리는 반면 멀티전략은 어떤 장에서도 꾸준히 자산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스팩 발기인 펀드는 그 정점에 있다. 여느 증권사에도 없는 유진투자증권만의 라인업이다. 일반 스팩은 2000원부터 시작하지만 발기인 참여는 1000원부터 가능하다. 합병에 성공하면 두 배 가까운 수익이, 실패해도 원금이 보장되는 구조다. 한 운용사 설명회에서 이 상품을 처음 접한 이 부장은 상품의 매력을 알아보고 곧장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다. 8% YTP CB 펀드도 결이 같다. 한국거래소의 형평성 기준에 따라 콜옵션에 맞춰 풋옵션 YTP까지 8%로 책정된 보기 드문 사례를 그는 놓치지 않았다.
이 라인업은 본사 상품팀이 가져다준 게 아니다. 이 부장이 직접 운용사·벤처캐피탈(VC)·자문사와 교류하며 발굴해 본사에 역제안한 결과다. 본사 라인업에 코드를 올리려면 일정 규모 이상의 판매 실적이 받쳐줘야 한다. 그는 직접 세일즈할 자신감을 무기로 운용사로부터 코드를 따와 유진투자증권 상품 라인업에 올린다. 본사가 던져주는 상품을 PB가 받기만 하는 일반적인 상품 세일즈와는 정반대다.
다른 PB들이 이런 상품에 선뜻 손대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설명이 어렵기 때문이다. 우량종목 투자는 일반적으로 "삼성전자 사세요" 한마디로 끝나지만 절대수익 추구형 펀드는 어려운 구조부터 풀어내야 한다. 고객이 이해하지 못하면 영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 부장에게 강의가 무기인 이유다. 고객을 회의실에 앉혀놓고 상품 구조를 풀어주는 일이 그의 일과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최근 마친 고려대 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 과정에서 다양한 직군의 동료들과 산업 흐름을 함께 짚어본 경험도 고객 니즈를 한층 깊이 이해하고 그 눈높이에서 다가가는 데에 자양분이 됐다.
자산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비결이 여기에 있다. 작년 한 해 절대수익 추구형 펀드에서 10% 수익을 본 고객들은 자산을 더 늘려 그를 찾아오고 지인을 데려온다.
이 부장은 "주식에서 100% 수익을 내고도 절대수익 추구형 펀드를 더 하겠다며 자금을 들고 오는 고객이 많다. 이게 자산가들이 진짜 원하는 안정감"이라고 말했다.
◆약세장서 다진 확신…"투자는 마음 편해야 한다"
지금의 포트폴리오는 시장의 양극단을 모두 통과하며 다져졌다. 2022~2023년 약세장, 주식형 펀드가 마이너스 40%까지 떨어지던 시기에 그의 절대수익 추구형 펀드는 마이너스 3~5% 수준에서 방어해냈다. 이어진 2024~2025년 폭등장에선 누구나 큰 수익을 냈다. 17년차 PB로서도 이처럼 수익 내기 쉬운 장은 처음이라고 그는 말한다. 가장 어려운 장과 가장 좋은 장을 불과 2~3년 사이 통과한 셈이다.
이 부장은 코스피 2000포인트에서 9000포인트까지 단숨에 가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도 꾸준히 자산을 불려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누구나 언제든 들어올 수 있도록 라인업된 절대수익 추구형 펀드의 최근 수익률은 40% 가까이 기록하고 있다. 주식시장 대비 낮은 수익률이지만 변동성은 거의 없다.
시장을 보는 그의 기준은 단순하다. "투자도 삶도 마음 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산가와 은퇴자는 자산을 지키며 불려가야 하는 사람들이다. 당장 시장이 좋다는 이유로 '주식 원툴' 영업을 펴는 것은 최적화된 PB 역량이 아니라는 게 그의 소신이다.
지난해 증권가의 히트 상품은 목표전환형 펀드였다. 6~7% 수익 도달 시 자동 상환해 수익을 분배하는 구조로, 시리즈 형태로 이어지며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PB는 짧은 호흡으로 성과를 제시할 수 있고, 고객은 비교적 빠르게 수익을 체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도가 높았다. 표면적으로는 윈윈 구조처럼 보이지만 장기 관점에선 비용과 투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상환 이후 재투자 과정에서 수수료가 반복 발생하고, 후속 상품 편입까지의 공백 구간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장은 이러한 점을 감안해 동일 운용사 전략이라면 일임형 상품을 통해 연속성을 가져가는 방식을 택했다.
포트폴리오의 나머지 절반에서는 그가 직접 주식을 매매하기도 한다. 안정의 토대 위에서 공격을 원하는 고객에게 엣지를 더해주는 방식이다. 지난해 그의 주식 매매 수익률은 165%였다. 이에 대해 이 부장은 "이같은 주식 투자 수익률을 수년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면서 "불장의 수혜자였을 뿐"이라고 낮춰 말했다.
이 부장이 그리는 PB의 종착지도 같은 결 위에 있다. 시장 수익률 하나로 승부하는 시대를 넘어 고객 자산을 통합 관리하는 패밀리오피스 형태다. 국내에도 가업승계형 패밀리오피스는 이미 존재하지만 그가 그리는 건 구독료처럼 연간 수수료를 받고 자산관리부터 법무·세무까지 원툴로 해결해주는 '대중적 패밀리오피스'다.
PB로서 미래 비전에서든, 단기적인 투자에서든 그가 견지하는 원칙은 하나다. 길게 가져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래서 지금 시장의 투자자들에게 건네는 조언도 단순하다. 이 부장은 "번 만큼을 덜어내고 다시 원금 기준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것, 그게 결국 오래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댓글 많은 뉴스
박 前 대통령 선대위원장급 행보…'與 독주·野 한계'가 소환
10년 만에 '벽치기 유세' 꺼내든 김부겸…"이번에 안 바꾸면 언제 바꾸겠습니까" 호소
전국 광폭 유세 박근혜, 정치 활동 재개?…유영하 "朴, 단종처럼 복위"
유영하 "박근혜, 단종처럼 모함 벗고 제자리로 복위될 것…인격살인 대가 받을것"
국민의힘, '투표지 노출 논란' 李대통령 고발…"이젠 눈치도 안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