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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혁신도시?…우정사업조달센터, '6개월짜리 정거장 센터장'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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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이전 후 센터장 임기 반토막, 심지어 3개월만에 바뀌기도
본부 인사 편의주의에 행정 공백 심화… 지역 상생 지표 하락
지역발전 추진 사업비 및 재화·서비스 지역우선구매 비용 '꼴찌'

경북 김천혁신도시에 위치한 우정사업조달센터 전경. 2013년 지방 이전 이후 센터장 평균 임기가 9개월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고위직의
경북 김천혁신도시에 위치한 우정사업조달센터 전경. 2013년 지방 이전 이후 센터장 평균 임기가 9개월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고위직의 '단기 체류형 정거장'으로 전락했다는 지적과 함께, 지역 상생 실적 또한 경북혁신도시 이전 기관 중 최하위를 기록해 무늬만 혁신도시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조규덕기자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과 지역 밀착형 상생 발전을 기치로 내건 김천혁신도시가 이전 기관장들의 '단기 체류형 정거장'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연간 수천억 원의 조달 및 건축 예산을 집행하는 핵심 책임자가 불과 몇 달 만에 수시로 교체되면서, 지역 상생 실적이 경북혁신도시 이전 기관 중 '꼴찌'를 기록하는 등 혁신도시 조성 취지를 전면 무력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 김천 이전 후 심화된 '9개월의 법칙'… 고위직 승진 코스 변질 의혹

본지가 우정사업조달센터(이하 조달센터)의 역대 센터장 임기를 전수 조사한 결과, 서울(광진구) 시절 1대부터 16대까지는 평균 2년에 가까운 임기를 유지하며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2013년 12월 김천혁신도시로 이전한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17대 센터장부터 최근까지 약 12년 동안 무려 15명의 센터장이 거쳐 가며 평균 임기가 '9개월' 수준으로 반토막 난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수장 교체 주기는 눈에 띄게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제30대 정필승 센터장은 부임 후 불과 3개월 만에 자리를 옮겼고, 후임인 최종묵 센터장 역시 6개월 만에 교체됐다. 2021년 한 해에만 세 명의 센터장이 바뀌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번개 차출'에 대해 조달센터 측은 "센터장 직급이 4급(서기관)에서 3급(부이사관)으로 격상되면서 유능한 인재들이 오다 보니, 중앙 본부에서 긴급하게 필요할 때마다 발탁 매치되는 구조적 특성이 있다"며 "지역을 경시하는 분위기는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역 사회의 시선은 싸늘하다. 사실상 중앙 부처의 인사 적체를 해소하거나 퇴직 전 거쳐 가는 '임시 정거장'으로 보직을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국토부 실적 분석 결과… 상생 지표 일제히 '경북혁신도시 최하위'

조달센터 측은 "내부적으로 지역 상생과 정착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항변하지만, 공식 통계가 보여주는 성적표는 처참한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혁신도시발전추진단이 최근 공개한 '혁신도시 공공기관 지역발전 추진실적'에 따르면, 조달센터의 2025년도 지역 발전 기여 지표는 경북혁신도시 내 이전공공기관들을 통틀어 가장 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달센터의 2025년 이전공공기관별 지역발전 추진 사업비는 단 8천100만원에 불과해 경북혁신도시 이전공공기관 중 '꼴찌'를 기록했다. 세부 항목을 보면 주민지원 및 지역공헌 사업비는 2024년 830만원에서 800만원으로 감소했고, 지자체나 지역 유관기관과의 실질적인 협력을 나타내는 '유관기관 협력 사업비'는 단 1원도 집행되지 않은 '0원'으로 집계됐다.

지역 경제의 직접적인 마중물이 돼야 할 '재화·서비스 지역우선구매 비용' 역시 꼴찌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지역우선구매 실적은 기존 9건(7천800만원)에서 6건(7천300만원)으로 건수와 금액이 모두 줄어들며 최하위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더욱이 올해 조달센터의 지역발전 추진 사업비(계획)는 지난해보다 겨우 200만원 증가한 것에 불과해, 향후에도 형식적인 지원에 그칠 것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전국 우체국 인프라 구축과 대규모 물자 조달권을 쥔 거대 실무 기관의 수장이 수개월 단위로 바뀌다 보니, 김천시 등 지자체와 중장기적인 상생 플랜을 기획하거나 예산을 지속적으로 배정할 동력 자체가 상실됐음이 통계로 증명된 셈이다.

행정 전문가들은 "이전 기관장의 임기를 제도적으로 최소 1~2년 이상 보장하지 않는다면, 기관장들은 지역 안착보다는 세종이나 서울 복귀 눈치 보기 바쁠 수밖에 없다"며 "중앙 집중식 인사 편의주의와 수장의 단기 체류가 계속되는 한 혁신도시 공공기관의 지역 발전 실적은 겉돌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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