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학년도 대입 개편에 따른 내신 5등급제 도입이 대구 지역 고등학교 평가 지형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2026학년도 1학기 첫 중간고사를 치른 대구 고교 전반에서 '상위 10% 변별력 확보'를 목표로 한 초고난도 출제 경향이 확인됐다. 과거 4%에 불과했던 1등급 기준이 완화되면서 자칫 발생할 수 있는 '동점자 전원 1등급 처리'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몇몇 일선 학교들이 일제히 시험 난이도를 수능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린 결과다. 이로 인해 수성구 일부 고교는 물론, 상대적으로 내신 획득이 수월하다고 평가받던 비수성구 지역 일부 고교들까지 점수 폭락 사태를 맞이하는 등 일선 교육 현장이 당황하고 있다.
가장 급격한 변화를 보인 점은 출제 범위의 파격적 확장이다. 대구에 있는 A고등학교는 이번 1학년 국어 시험에 190여 페이지에 달하는 현대 소설 단행본 한 권을 통째로 출제 범위에 포함시켰다. 단순 요약본 암기로는 접근조차 불가능한 고배점 주관식 서술형 문항이 변별력의 핵심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B고등학교의 경우 고교 입학 후 처음 치르는 영어 시험임에도 불구하고, 문항 상당수를 고난도로 채워 넣었다. 시중 학원의 내신 대비 문제집이나 학원에서 나누어주던 과거 기출 유형에만 의존했던 중·하위권 학생들은 무방비 상태로 참혹한(?) 점수를 받아들여야 했다.
내신 우회 전략을 노리고 비수성구로 진학한 상위권 출신 학생들의 타격은 더욱 심각하다. 지역 학원가에 따르면 일부 고교들은 1학년 일부 과목 중간고사 평균 점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대폭 하락한 점수를 기록하는 곳도 있을 전망이다. 비수성구의 한 고등학교로 진학한 수성구 출신 한 학생의 토로는 현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중학교 시절 전교권 성적을 유지했고 고교 선행학습도 2회독 이상 마쳤습니다. 하지만 처음 보는 형태의 신유형 심화 문항과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서술형 배치 때문에 손도 대지 못한 문제가 허다했습니다."
고 1, 2 자녀를 둔 일부 학부모들의 불안감 역시 고조되고 있다. 1등급 비율이 기존 4%에서 10%로 확대되면서 내신 경쟁이 완화될 것이라 기대했던 학부모들은 배신감을 감추지 못한다. 수성구의 한 학부모는 현실을 이렇게 진단했다.
"전교 등수 안에 들어야 겨우 얻을 수 있는 1등급이 10%로 늘어난다고 해서 내신 부담이 줄어들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학교는 등급 인플레이션에 따른 '동점자 양산'을 막기 위해 시험을 완전히 수능형으로 꼬아서 출제했습니다. 단순히 성실하게 교과서를 외우는 수준의 공부로는 이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인플레이션 차단용 불내신' 현상이 일시적 유행이 아닌, 향후 2028 대입 고교 평가의 뉴노멀로 자리 잡을 것이라 진단한다. 정량적인 텍스트 장악 능력과 낯선 지문을 현장에서 즉각 분석해내는 본질적인 문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고등학교 진학 이후 내신 경쟁에서 어쩔 수없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결국 예비 고등학생 시기인 중학교 3학년 과정에서 단순 유형 반복 학습이나 진도 빼기식 공부보다는 호흡이 긴 텍스트 독해와 수능형 심화 추론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체질 개선이 선행되어야만 향후 내신 공방전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경민 크라스에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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