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으로 꼽히던 금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초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던 금값이 조정을 이어가며 추가 하락에 대비해야 할지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할지를 두고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현물 가격은 지난 3월 3일 1g당 24만9200원으로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며 지난 15일 종가는 20만8820원으로 마감했다. 연중 고점 대비 16.2%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ACE KRX금현물과 TIGER KRX금현물은 각각 13.42%, 13.55% 하락했다. KODEX 금액티브(-13.09%), SOL 국제금(-13.19%), SOL 국제금커버드콜액티브(-13.44%) 등 주요 금 ETF도 일제히 13%대 손실을 기록했다.
금 관련 투자 상품 가운데서는 선물·채굴주 투자 상품의 낙폭이 더욱 컸다. TIGER 금은선물(H)은 18.59% 하락했고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은 23.45%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값 조정의 배경으로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를 꼽았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오르자 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후퇴시키는 요인이 됐다.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면서 달러와 미 국채 금리는 강세를 보였고 투자 자금도 금보다 달러와 채권 등으로 이동했다. 이자가 없는 자산인 금의 투자 매력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한 것이 금값 하락의 요인"이라며 "유가 상승과 함께 달러 및 금리가 오르고 긴축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금은 한동안 쉬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값을 둘러싼 변수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금값 조정의 배경으로 꼽혔던 중동 정세가 종전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이후 금 가격 흐름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이란과의 협상 타결을 발표했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해상 봉쇄 해제를 공식화하면서 지난 2월 말 시작된 미국·이란 전쟁은 106일 만에 사실상 종식 국면에 접어들었다.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공식 서명식도 예정돼 있다.
국제 금값도 종전 합의 소식 이후 반등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8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15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112.80달러(2.66%) 오른 온스당 4351.60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 가격도 전 거래일 대비 약 2.6% 상승한 온스당 430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부담이 완화될 경우 금값을 짓눌렀던 금리 우려 역시 일부 완화될 수 있다. 반면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경우 주요국 통화정책 경계감도 지속될 수 있어 향후 금값 흐름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다.
권지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하락은 수요 구조의 훼손이 아니라 실질금리 충격에 따른 되돌림에 가깝다"며 "단기 상단은 낮아졌지만 중앙은행 매입과 공급 부족이라는 구조적 하단은 오히려 견고해졌다"고 분석했다.
구조적 수요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최근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박주란 삼성증권 연구원은 "4300달러 이하 구간에서는 중국 인민은행 등 주요 매수 주체의 저가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3~5년 중장기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4000~4300달러 구간에서는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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