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이번 사태가 단순 행정 착오인지, 고의적 행위인지 규명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은 법관들에게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16일 검경 합동수사본부에 따르면 수사팀은 지난 11일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송파·강남·서초·광진·동작구 선관위 등 7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해 내부 결재 문서와 전산 자료, 업무 메신저 기록 등을 확보했다.
합수본은 압수수색과 함께 중앙선관위 노태악 전 위원장과 허철훈 전 사무총장, 각급 선관위 위원장과 사무국장 등 10여 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및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수사팀은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하게 된 경위와 의사결정 과정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선거인 수와 예상 투표율 산정 과정, 투표용지 인쇄 물량 결정, 예비 투표용지 관리, 내부 보고 체계 등이 주요 조사 대상이다.
수사의 핵심은 고의성 입증 여부다. 공직선거법상 선거방해죄와 형법상 직무유기죄는 모두 고의가 인정돼야 성립하는 범죄다. 단순한 실수나 업무상 과실만으로는 형사처벌이 쉽지 않은 만큼, 투표용지 부족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는지 여부가 수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특히 현직 법관들이 맡고 있는 선관위원장에게 형사 책임을 묻는 문제를 두고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선거방해죄와 직무유기죄는 모두 고의가 입증돼야 하는 범죄"라며 "투표용지가 부족했다는 결과만으로 곧바로 형사처벌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이번 수사는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인 만큼 사태의 원인을 정확히 밝히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원장 출신 한 변호사도 "선관위원장과 선관위원들은 대부분 비상임으로 선거 실무를 직접 담당하지 않는다"며 "투표용지 배분과 관리 문제는 실무 조직의 역할이 큰 만큼 책임 범위를 세밀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극원 대구대 법학부 교수 역시 "선거 관리의 실질적인 권한은 시·도 선관위 상임위원과 사무처 조직에 집중돼 있다"며 "사고 발생만을 이유로 위원장에게 일률적으로 책임을 묻기보다는 실제 의사결정 과정과 권한 구조를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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