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8일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하며 한국 자본시장 역사를 새로 썼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반도체 업종 강세가 맞물리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난 결과다. 지난해 말 4,200선 수준이었던 코스피는 불과 반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상승하며 '코스피 1만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99.60포인트(2.25%) 오른 9,063.84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9,000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스피는 이날 20.68포인트 오른 8,884.92로 출발한 뒤 상승폭을 확대했다. 장중 전고점(2일·8,933.62)을 갈아치우더니 낮 12시 57분께 9,000포인트를 찍었다. 이후 한때 9,106.07까지 오르며 9,100선마저 넘어섰다.
지난달 15일 장중 처음 8,000선을 돌파한 이후 34일 만이며 거래일 기준으로는 22거래일 만에 1,000포인트를 추가로 끌어올렸다. 올해 들어 상승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1월 22일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2월 25일 6,000선, 지난달 6일 7,000선, 같은 달 15일 8,000선을 넘어섰다. 이후 한 달여 만에 9,000선까지 돌파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금리 인상 시사 등의 영향으로 10원 넘게 상승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13.7원 오른 1,527.1원으로 집계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종전 서명 소식으로 국제 유가는 약세를 지속했고, 이는 위험자산 선호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국내 증시에서는 대형 반도체, IT 업종으로 수급이 집중되며 재차 쏠림현상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 업종이 상승장을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4.62% 상승한 36만2천500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인공지능(AI) 메모리인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E)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했다는 소식과 함께 매수세가 집중되며 6.51% 오른 268만5천원에 마감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투자자가 상승장을 주도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2천710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3천753억원, 7천779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코스피 상승세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지는 못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상승 종목이 109개에 그친 반면 하락 종목은 791개에 달했다. 반도체와 대형 기술주 중심의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전기·전자 업종은 4.63% 상승했지만 금속(-5.07%), 건설(-4.99%), 화학(-4.70%), 운송·창고(-4.35%), 운송장비·부품(-3.72%) 등 상당수 업종은 약세를 나타냈다.
코스닥 시장은 오히려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급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03포인트(3.01%) 내린 1,000.93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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