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 중인 구독 서비스가 몇 개인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웠던 불편이 9월부터 해소된다. 정부는 금융정보를 연계해 구독료를 한 번에 조회·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하고, 해지를 어렵게 막는 '다크패턴'에 대한 제재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19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생활밀착 서비스 개선방안'을 확정했다. 이번 대책은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공정거래위원회,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등 관계 부처가 공동으로 마련했으며, 구독 서비스와 여가·문화, 생활 서비스 분야 등 총 15개 과제로 구성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구독료 통합조회 서비스다. 정부는 마이데이터 금융정보를 금융보안원의 안심 제공 체계와 연계해 개인정보를 외부로 이전하지 않고도 구독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9월 선보일 계획이다. 그동안 소비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나 음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각종 구독 서비스를 확인하기 위해 은행과 카드사별로 개별 동의를 거쳐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구독 서비스 이용자는 1인당 평균 5.5개의 서비스를 이용하며 월평균 약 4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서비스 운영 주체와 구체적인 제공 방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정부는 소비자 불만이 컸던 다크패턴 문제에도 칼을 빼 들었다. 전자상거래법 위반에 대한 과태료 상한은 다음 달 500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상향한다. 이어 12월에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다크패턴 금지 규정이 신설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방통위와 공정위가 가이드라인 마련과 집행을 강화하고, 새로 도입될 구독 관리 서비스를 통해 해지 절차도 보다 쉽게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정부 실태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4.3%가 구독 해지 절차가 복잡하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가전 구독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보호 장치도 확대된다. 현재 정수기와 비데 등 일부 품목에만 적용되는 구독 기간 총비용 표시 의무가 냉장고와 에어컨 등 주요 생활가전으로 확대된다. 사업자가 총비용 표시 의무를 위반할 경우 표시광고법이나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과태료 부과나 시정명령 등의 제재를 받게 된다.
부품 단종으로 제품 수리가 불가능해질 경우 소비자는 잔여 계약 기간에 대한 배상뿐 아니라 동일하거나 유사한 제품으로 교환받을 수 있는 선택권도 갖게 된다.
전기차 구매 부담을 낮추기 위한 배터리 리스 서비스도 본격 추진된다. 차량 가격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를 별도로 구독하는 방식으로, 정부는 현재 리스사와 자동차 제조·판매사 등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국토부가 지난달부터 약 2천대 규모 실증사업을 시작했으며, 오는 10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차체와 배터리 소유권을 분리하는 자동차관리법 개정도 하반기 추진한다.
문화·여가 분야 소비자 권익 보호도 강화된다. 공연과 스포츠 경기 예매 과정에서 시야제한석 여부를 의무적으로 고지하는 제도가 내년 1분기부터 시행된다.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공연 예매 플랫폼 4곳의 120개 공연 가운데 시야제한 정보를 제공한 비율은 48.3%에 그쳤다.
정부는 올해 9월까지 공연과 스포츠 종목별 자율기준을 마련한 뒤 예매 단계에서 시야제한 여부를 반드시 안내하도록 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항공편 취소율 등을 항공사 운항신뢰성 평가에 반영해 내년 운수권 배분 과정에서 활용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정부는 반려동물 방문 장례 서비스 제도화, 빈집 활용 농어촌 민박 확대, 수요응답형(DRT) 버스 도입, 이동형 가상현실(VR) 테마파크 규제 개선, 해외 우수한식당 등급제 도입 등을 추진한다.
임대주택 관리비 투명성 강화 방안도 포함됐다. 정부는 임차인이 요구할 경우 집주인이 관리비 내역을 공개하도록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추진한다. 공인중개사에게는 계약 단계부터 공동관리비 수준을 설명할 의무를 부여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은 정부가 추진 중인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정책의 일환이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서비스업 부가가치 비중은 63.4%로 미국(81.3%), 영국(80.1%), 일본(70.3%), 독일(69.2%)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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