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로 기록된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국내 투자자들이 단 한 주도 배정받지 못하면서 후폭풍이 확산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청약에 참여한 국내 투자자들의 불만이 쏟아지는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스페이스X 물량을 받아 이를 자사 우주항공 상장지수펀드(ETF)에 공모가에 편입하겠다고 홍보했던 한국투자신탁운용 역시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미래에셋증권과 한투운용은 모두 투자자 보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보상의 범위와 방식에서는 각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개인 고객 대상 보상 방안을 검토 중인 반면, 한투운용은 자본시장법상 제약으로 직접적인 금전 보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투운용은 최근 미래에셋증권에 스페이스X 공모주 배정 무산 경위와 책임 소재를 확인하기 위한 공문을 보냈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은 아직 이에 대한 답변을 한투운용 측에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투운용은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ETF'를 통한 스페이스X IPO 참여 계획을 공개하며 투자자 자금을 유치했다. 해당 ETF는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두고 국내 시장에서 가장 대표적인 수혜 상품으로 부각, 상장 직전 한 달여간 약 6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
그러나 실제 공모주 배정 결과는 '0주'였다. 한투운용은 스페이스X 상장 후 약 1시간이 지난 13일 오전 2시(한국시간)가 돼서야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공모주를 한 주도 배정받지 못했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뒤늦게 장내 매수를 통해 스페이스X를 편입, 공모가보다 비싼 가격에 장중 매수를 진행해야 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이례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관투자자는 상장 이전에 배정 규모를 통보받고 투자 계획을 조정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장 이후에야 결과를 전달받으면서 운용사와 투자자 모두 대응할 시간이 사실상 없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미래에셋증권 역시 최종 배정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거래에서 미국 현지 대표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를 통한 스페이스X IPO 물량 확보를 추진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가 최종 배정 과정에서 미국 본토 기관 수요가 많다는 이유로 미래에셋증권에 배정된 물량 전체를 삭감한 뒤, 이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0주 배정'에 대한 투자자 반발이 확산하면서 미래에셋증권과 한투운용은 보상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각자대표는 최근 스페이스X 청약 참여 투자자를 대상으로 사과 문자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금전적 보상을 포함한 고객의 신뢰 회복을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신속하게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투운용도 투자자 민원과 보상 요구를 떠안게 됐다. 실제 온라인 투자자 커뮤니티에는 "스페이스X 투자 상품이라고 홍보했는데 정작 공모주를 확보하지 못했다",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라는 등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한투운용은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ETF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보상 여부를 논의 중이다. 현재 내부 조사 등을 진행하며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투운용의 경우 보상이 결정되더라도 금전 보상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업자의 금융투자상품 손실 보전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한투운용이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일정 수준의 보상을 받을 경우 이를 ETF에 재투자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투자자에게 직접 현금을 지급하는 대신 펀드 순자산가치(NAV)를 높여 전체 수익자에게 반영하는 방식이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개인 고객과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보상 방안은 검토하고 있으나 기관투자자 대상 보상은 현재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투운용 입장에서는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보상이나 책임 인정을 끌어내지 못할 경우 투자자 보상 마련에 더욱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배정 실패를 넘어 국내 금융사의 글로벌 자본시장 내 영향력 한계를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IPO 참여 창구 역할을 확대하고 있지만, 실제 배정 과정에서는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초대형 기관투자자 중심의 네트워크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요가 폭발적으로 몰리는 초대형 딜의 경우 국내 금융사들이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특정 증권사나 운용사의 실수 여부를 떠나 글로벌 IPO 시장에서 국내 금융사들의 협상력과 네트워크가 아직 제한적이라는 점을 보여준 사건"이라며 "향후 해외 비상장주식이나 해외 IPO를 활용한 상품이 늘어날수록 투자자 대상 사전 고지와 위험 설명 의무도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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