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해, 부원희 작가의 2인전 '흰 것: 희어지는 것'이 범어지하도 내 대구아트웨이 오픈갤러리 큐브에서 열리고 있다.
한 학번 차이로 서울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술대학원에 진학, 이후 출산과 육아로 공백기를 겪고 20여 년 만인 최근부터 다시 세상에 작품을 선보이기 시작한 것까지. 공통점이 많은 두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하나의 덩어리 속 각각의 시선을 보여주며, 따로 또 같이 작품을 선보인다.
지난 개인전에서 사과를 주제로 했던 김영해 작가의 이번 신작에는 우유가 등장한다. 깊은 푸른색이 주를 이루는 화면 위에서 우유는 때로는 어딘가에 고여있고, 뿜어져나오며, 흘러간다.
'마지막 밀크메이드(The Last milkmaid)' 작품에서는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우유를 따르는 여인'이 생각나기도 한다. 평범한 그 시대 일상을 기록한 그 명화처럼, 우유를 휘젓는 공장 노동자의 모습에서는 AI시대를 앞두고 마지막 손 노동에 몰두하는 시대기념비적 의미가 엿보인다.
이어진 그림 조각 6점이 조합에 따라 다른 작품이 되는 연작도 흥미롭다. 지하도에 위치한 전시장 특성상 관람객에게 항상 같은 그림이 반복적으로 보여지기에,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변화를 꾀한 작품이다.
김영해 작가는 "우유를 택한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액체 형태의 우유를 휘저으면 덩어리가 된다는 것이 창작 행위와도 연결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생각과 감각이 혼재된 세상 속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어 휘젓고 흔들어, 특정 형태의 작품으로 굳히는 사람이 예술가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원희 작가는 지난 4월 봉산문화회관에서 대구 첫 전시를 연 바 있다. 당시 회화에 대한 질문을 담은 설치 작품 등을 선보였고, 이번 전시에서도 그 연장선에 놓인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그의 작품은 그림이자 오브제다. 지지(천)와 바탕(젯소)이 없는 그림은 존재할 수 있을까, 라는 물음에서 시작된 작업으로, 틀 위에 얹어진 붓자국들이 눈에 띄는 작품이다. 투명한 공간 위에 수많은 붓자국들이 떠다니며 때로는 흰 빛을, 때로는 다양한 색을 발한다.
그는 "회화일 수도, 아닐 수도 있는 작업"이라며 "회화와 입체의 경계에 선 작품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특히 기존에 다른 용도로 활용하던 공간을 전시장으로 변경한 탓에 천장 설치물과 전기차단기, 스위치, 콘센트 등으로 복잡한 벽면이 그에게는 오히려 도전이 됐다. 그것들을 가리거나 피하지 않고, 그것마저 작품의 일부인 양 설치해 관람객의 흥미를 일으킨다.
전시장 중간에 놓인 작품은 두 작가가 함께 완성했다. 김 작가의 작품이 놓인 이젤 뒤로는 길다란 '그림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부 작가가 소금으로 만든 그림자다. 그는 "중량, 부피가 없고 어두운 그림자를 하얀 소금으로 무게가 느껴지도록 역설적으로 표현했다"며 "흰 것, 희어지는 것을 바라보는 두 작가의 시선을 볼 수 있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이어지며, 전시공간은 무료로 개방돼있다.




































댓글 많은 뉴스
조갑제 "국힘, 사전투표 왜 폐지하나…개표소 시위는 미화해주면 안돼"
'내란 가담' 박성재, 1심서 징역 25년…특검 구형보다 5년 늘어
[매일칼럼-이호준] '포스트 김부겸'은 없다
'안규백 국방장관 탄핵' 청원 5일 만에 12만명 돌파…"국민의 경고"
세월호 생존 학생, 안타까운 부고…12년 만에 친구들 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