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자유로운 삶을 꿈꾼다.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할 수 있길 바란다.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도 그 꿈을 안고, 시설 바깥으로 한 발짝을 내딛었다. 이들은 성공적으로 바깥 삶에 정착했을까. 정착을 위해 더 필요한 건 없을까.
물음에 답하기 위해 대구시 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에서 대구시 관할 거주 시설을 퇴소한 장애인들을 조사했다. 작년 9월과 10월에 조사를 진행했으며, 퇴소 후 지역 사회에 정착한 장애인 135명이 그 대상이다.
◆ 오랜 시설생활 끝에 자립
조사 결과 응답자 중 56.3%가 지적 장애인이었다. 뇌병변장애 22.2%, 정신장애 9.6% 순이었다. 특히 타지역과 달리 '노숙인 시설'에 있다가 퇴소한 이들이 32.6%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들은 오랫동안 시설에서 머무르다가 퇴소를 결심했다. 응답자의 51.1%가 20세 미만에 시설에 입소했다고 응답했다. 당시 입소의 주된 원인은 돌봄의 부재로, '가족 및 주변에 돌볼 사람이 없어서'가 38.5%를 차지했다.
이후 시설에서 오랜 시간을 머물렀다. 이들의 시설 평균 거주기간은 24.9년에 달했다. 그렇다 보니 자립의 이유도 독립적 삶에 대한 열망이었다. 이들은 자립의 이유로 '단체생활이 아닌 혼자 살고 싶어서'(68.9%)라고 응답했다.
자립 이후 만족도는 높은 편이었다. 일상생활에서의 '삶에 대한 선택과 결정'에 대한 만족도가 특히 높게 나타났다. 또 외출 빈도도 잦았다. 거의 매일 외출한다는 응답이 74.8%에 달했다.
◆ 고립 우려 심화
다만 도움 없이는 생활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응답자의 83.0%가 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다. 또 일상생활 지원의 79.3%, 여가활동 동행의 62.2%를 활동지원사에게 의탁하는 상황이었다.
서비스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기도 했다. 활동지원서비스 이용자 중 50.4%가 '서비스 시간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또 평균 152.2시간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봤다.
주변 지인들과의 사회적 교류도 잦지 않은 편이었다. 가깝게 지내는 지인은 평균 2.3명이지만, 21.5%는 지인이 '한 명도 없다'고 답했다. 특히 정신장애인은 가깝게 지내는 지인이 1.77명으로 가장 적었다.
또 응답자의 40.0%는 '중요한 물건을 맡길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사람이 없다'고 응답했다. 친밀하게 교류하는 이가 없는 만큼, 자립 지원 인력에게 심하게 의존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 경제와 건강, 현실의 벽
응답자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빈곤한 상태였다. 94.1%가 기초생활수급자이며, 평균 월 소득은 122.4만 원, 월 생활비는 72.4만 원이었다.
응답자의 93.3%가 생활비 지출 항목 중 '식료품비'를 가장 지출이 많은 항목으로 꼽아, 저축 등 자산 형성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 재산 관리를 스스로 하는 비율은 42.2%에 불과하며, 스스로 관리하지 못하는 이들 중 75.6%가 활동지원사나 코디네이터 등 전담인력의 도움을 받고 있다.
만성 질환의 유병률도 높았다. 응답자의 74.8%가 만성질환이 있으며 그 가운데, 79.3%가 관련 약을 먹고 있었다. 또한 한 달간 의료기관 이용률은 72.6%에 달했다.
◆ 현장 "퇴소 후 관리체계 필요"
현장 종사자들은 이러한 자립 장애인들의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이들은 자립 장애인의 고립을 막고,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장애인 지역사회통합지원센터의 기능 강화를 주문했다. 퇴거 이후에도 복지관 등 인근 기관과 연계해 안부를 확인하고, 낮활동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 이들은 의료 정보 접근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봤다. 시설 퇴소 과정에서 당사자의 과거 병력, 약물 복용 기록 등 필수 의료 정보가 현장에 제대로 인수인계되지 않아 초기 자립 시 시행착오를 겪어서다.
시설을 떠난 장애인들은 지역사회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활동 지원과 의료, 사회적 관계망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다. 단순히 퇴소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 안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기반을 갖추는 게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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