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제정을 기념하는 제헌절이 18년 만에 다시 공휴일이 됐으나 극한 갈등을 벌이고 있는 국회가 스스로 그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22대 후반기 국회가 시작된 지 40일이 넘었으나 원 구성조차 마무리하지 못하면서 국회로서는 씁쓸한 제헌절이 됐다.
지난 17일 오전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헌절 경축식에는 조정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조희대 대법원장,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한성숙 국무총리 등 4부 요인이 모두 참석했다.
각 정당 대표들도 참석했으나 국민의힘에서는 장동혁 대표의 불참 속에 정점식 원내대표가 그 자리를 채웠다. 민주주의와 의회 정치의 근간인 헌법 제정의 의미를 되새길 제헌절이 제1야당 대표 없이 반쪽 행사로 치러진 것이다. 정 원내대표 역시 민주당의 일방적 후반기 국회 원 구성에 대한 항의로 불참을 고려하다 막판에 참석을 결정했다.
반쪽짜리 제헌절 기념식에는 원 구성을 둘러싼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에 대한 이견이 해소되지 않자 지난달 말 단독으로 18개 상임위 중 법사위 등 11곳의 위원장을 선출하고 나머지 7곳을 국민의힘 몫으로 남겼다.
국민의힘은 이후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면서 상임위 배분 문제에 대한 논의를 요구하고 있으나, 민주당은 국회 파행이 계속될 경우 민생·개혁 입법을 위해 독자적으로 원 구성을 마무리할 수 있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여야는 결국 국회의 가장 뜻깊은 기념일인 제헌절에도 현재의 파행 상태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며 공방을 벌였다.
박지혜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헌법정신을 되새기며 국민의 삶 속에 민주주의가 꽃필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겠다"면서도 "국민의힘은 제헌절을 맞아 조속히 국회로 복귀해 오직 국민과 민생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에 맞서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헌법 정신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유린당하는 참담한 헌정사의 위기를 목도하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압도적인 의석수를 무기로 삼아 국회를 일방적인 독주와 정쟁의 장으로 전락시켰다"고 맞받았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우리가 오늘 기려야 하는 것은 제헌절이라는 껍데기가 아니라 '토론과 합의'의 제헌절 정신"이라며 "민주당이 진심으로 제헌절을 기념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고 싶다면, 과거 우리 선배들이 보여준 정치의 품격에 비해 자신들이 얼마나 부끄러운지 반성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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