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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유턴 노린 단일종목 ETF…변동성만 키우고 미국행은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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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17일 미국 주식 순매수액 급증…6월 3배 수준
단일종목 ETF發 증시 변동성에 국내 증시 대기자금 급감
증시 방향 따라 투심 변화…이달 말 빅테크 실적 분수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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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에 지친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시장으로 대거 옮겨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두 달 만에 1470원대로 내려온 것도 미국행에 속도를 붙였다. 지난 5월 서학개미 유턴을 명분으로 도입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오히려 시장 변동성을 키우면서 개미들을 미국으로 밀어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이달 1~17일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19억4767만달러(약 2조8822억원)로 집계됐다. 지난달 전체 순매수액(6억3296만달러)의 3배를 웃도는 규모다. 앞서 4월과 5월 각각 4억6892만달러, 9억3976만달러 순매도를 기록했던 흐름이 6월 순매수로 돌아선 뒤 이달 들어 폭증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국내 증시 대기 자금은 빠르게 줄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08조818억원으로,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 5월(137조4174억원)과 비교해 두 달여 만에 30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개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일평균 거래대금도 이달 1~16일 기준 32조6999억원으로 전월 동기(48조4872억원) 대비 32.56% 줄었다.

개인 자금이 국내를 등지고 해외로 방향을 튼 데는 극심한 변동성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 29일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96.94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만 매수·매도 사이드카가 38차례, 서킷브레이커가 7차례 발동됐다. 코스닥에서도 사이드카가 23차례 울렸다. 잦은 시장 조치에 피로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 대비 비교적 순환매가 이뤄지고 상대적으로 흐름이 안정적인 미국 증시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환율 하락도 결정적 유인이 됐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달 초 1550원대를 웃돌던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는 지난 14일 1493원까지 내려와 두 달 만에 1400원대에 진입했다. 지난달 평균(1527.3원)보다 30~40원 낮은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에 따른 달러 자금 유입 기대와 달러화 약세가 겹친 결과다.

시장에서는 1470원선이 달러 저가 매수 심리를 자극하는 하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수입업체는 1500원대 고환율에서도 환율이 하락하면 산다는 전략으로 대응했던 만큼 현재 수준에서 더 적극적으로 달러를 매집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다시 미국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기 시작한 거주자 해외주식 투자도 달러 실수요를 유발해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러니한 대목은 지난 5월 말 도입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2배로 추종하는 이들 상품은 홍콩 등에 상장된 해외 레버리지 ETF에 몰리던 서학개미 수요를 국내로 되돌리겠다는 명분으로 출시됐다.

그러나 출시 이후 두 종목의 일평균 주가 변동률이 각각 4.4%, 5.1%에서 6.8%, 7.8%로 확대되며 오히려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뇌관이 됐다. 개인 자금이 두 종목과 관련 ETF에 쏠리자 급락 국면에서 낙폭도 더 커졌다. 서학개미를 붙잡겠다며 도입한 상품이 결과적으로 개미의 미국행을 부추긴 셈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금융당국이 뒤늦게 보완책을 내놨지만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본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올리고 최소 매매단위를 20좌로 확대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대책 발표 이후 첫 거래일인 20일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16종의 총거래량은 9억7834만주로 발표 전날(9억3700만주)보다 오히려 3% 늘었다. 거래대금도 12조3264억원으로 발표 당일(12조1674억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달 초 14조7649억원이던 단일종목 ETF 시가총액은 이날 9조1174억원으로 38.25% 급감했지만 이는 규제 효과라기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급락에 따른 결과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제도 개선에도 시장 변화가 제한됐다"며 "소수 종목에 국한된 상승 속 분위기 반전에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 변동성이 잦아들지 않는 한 서학개미 행렬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 미국 대형 기술주 실적이 몰린 이달 말이 국내 증시 방향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대형 기술주의 실적 발표가 향후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이번 실적 시즌에서 예상보다 양호한 결과가 확인될 경우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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