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가 국내 본주보다 약 30%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가운데 높은 ADR 프리미엄이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내 주식을 ADR로 전환할 수 있는 물량이 전체 발행주식의 2.5%로 제한된 데다 해당 한도까지 이미 소진되면서 가격 괴리가 빠르게 좁혀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24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전날 SK하이닉스 국내 본주는 4.86% 상승한 반면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ADR은 2.56% 올랐다. 23일 원·달러 환율 종가와 본주 1주당 ADR 10주의 전환비율을 적용하면 ADR은 국내 본주보다 약 29.6%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지난 23일 블룸버그는 SK하이닉스가 국내 상장주식을 미국 ADR로 전환할 수 있는 물량을 전체 발행주식의 2.5%로 제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한도는 지난 10일 진행된 ADR 공모를 통해 이미 모두 소진된 상태다. 블룸버그는 신규 ADR을 자유롭게 만들 수 없는 구조로 인해 시장 간 가격 차이를 이용한 재정거래가 제한되면서 ADR의 높은 프리미엄이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본주를 신규 ADR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기존 ADR 보유자가 ADR을 국내 본주로 먼저 전환해 2.5% 한도에 여유가 생겨야 한다. 기존 ADR이 본주로 전환된 만큼 다시 국내 본주를 ADR로 바꿀 수 있는 구조다.
상호전환이 자유롭게 이뤄질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국내 본주를 매수해 ADR로 전환한 뒤 미국 시장에서 매도하는 재정거래가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국내 본주에는 매수세가 유입되고 미국 ADR 공급은 늘어나면서 두 시장의 가격 차이가 좁혀질 수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오는 29일을 본주와 ADR 간 가격 괴리가 본격적으로 좁혀지는 시점으로 주목해왔다. 씨티그룹 예탁증서(DR) 공지에 따르면 현재 중단된 SK하이닉스 ADR의 발행(Issuance)과 취소(Cancellation) 장부는 오는 29일 다시 열릴 예정이다.
다만 2.5% 전환 한도가 이미 소진된 만큼 29일 발행·취소 장부가 다시 열리더라도 기존 ADR이 국내 본주로 전환되지 않는 한 신규 ADR 공급 여력은 생기지 않는다. 이에 따라 상호전환 개시만으로 가격 차이가 빠르게 해소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 ADR은 상장 이후 국내 본주 대비 높은 프리미엄을 이어가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상장 직후 약 3% 수준이던 ADR 프리미엄은 단기간 52% 수준까지 확대된 뒤 33.2% 수준으로 낮아졌다. 미국 투자자들의 높은 접근 수요와 제한된 ADR 유통물량, 본주와 ADR 간 불완전한 재정거래 구조가 상장 초기 프리미엄 확대에 동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비슷한 사례로는 대만 TSMC가 꼽힌다. TSMC ADR은 최근 5년간 본주 대비 평균 12.6%의 프리미엄을 유지했다. ADR 전환 제도가 존재하더라도 신규 공급이 제한되거나 공급이 수요 변화에 즉각 반응하지 않을 경우 일정 수준의 프리미엄이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향후 가격 괴리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는 ADR 가격 하락뿐 아니라 국내 본주 상승이 가격 수렴을 이끌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한투자증권이 TSMC와 UMC, ASML, 소니, POSCO홀딩스, KT, SK텔레콤 등 ADR을 발행한 주요 기업을 분석한 결과 고(高)프리미엄 구간 진입 이후 본주는 20거래일과 60거래일 모두 시장 대비 초과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약 30% ADR 프리미엄은 TSMC의 최근 3~5년 평균인 약 12~17%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ADR 프리미엄이 현재 33% 수준으로 TSMC 최근 3~5년 평균 범위를 상회한다"며 "ADR 프리미엄은 0으로 수렴하지 않고 일정 수준에서 유지되는 반면 극단적으로 확대된 구간에서는 축소되며 그 과정에서 본주 상승이 상당 부분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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