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만에 지난해 연간 순이익을 뛰어넘으며 실적 반등에 성공한 하나증권이 수익성 중심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낸다. 올해 호실적을 증시 호황에 따른 일시적 성과로만 보지 않고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WM), 디지털 플랫폼, 글로벌 리테일 경쟁력을 강화해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달성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3453억원으로 전년 동기(1188억원) 대비 190.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73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068억원)보다 155.7% 늘었다. 특히 상반기 순익은 지난해 연간 실적(2120억원)을 28.8% 웃돌았다.
실적 개선은 리테일을 중심으로 한 수수료 수익 증가가 견인했다. 상반기 수수료 이익은 4986억원으로 전년 동기(1931억원)보다 158.2% 급증했다. 국내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금융상품 판매 확대가 맞물리면서 브로커리지와 WM 부문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영향이다. 기타 영업이익 역시 895억원에서 1739억원으로 94.3% 증가했다.
반면 이자 이익은 2582억원에서 2481억원으로 3.9% 감소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 축소와 시장금리 하락 등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매매·평가 부문에서도 104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전년 대비 적자 규모는 소폭 축소됐다.
비용은 증가했지만, 수익 증가 폭이 이를 크게 웃돌았다. 일반관리비는 성과급 지급 확대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상반기 3119억원에서 올해 4171억원으로 33.7%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이 두 배 이상 증가하면서 영업이익경비율은 72.2%에서 51.1%로 21.1%포인트 개선됐다.
수익성 지표도 개선됐다. ROE는 지난해 말 3.52%에서 올해 상반기 8.72%로 5.2%포인트 상승했다. 하나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하나카드(8.10%)와 하나캐피탈(7.62%)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리테일 실적 개선과 비용 효율화가 동시에 이뤄지면서 수익성이 큰 폭으로 회복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하나증권은 이번 호실적을 구조적인 체질 개선으로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하고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실적 개선 효과가 확대된 만큼 시장 환경이 바뀌더라도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하반기부터 IB와 WM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디지털 플랫폼과 글로벌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WM 부문은 브로커리지와 금융상품 판매를 확대하고 IB 부문은 인수금융과 우량 부동산 딜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 부문 역시 전략적 자산배분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해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디지털 경쟁력 강화는 하나증권이 하반기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 중 하나다. 회사는 올해 3분기 중 신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원큐프로(1Q Pro)'를 출시할 예정이다. 단순한 화면 개편을 넘어 사용자 중심의 플랫폼으로 전면 재설계해 리테일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투자 경험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다. 기존 사용자환경(UI)과 사용자경험(UX)을 전면 개편하고 초보 투자자를 위한 '간편 모드'와 기존 투자자를 위한 '일반 모드'를 새롭게 도입한다.
AI를 활용한 차별화 서비스도 대폭 강화한다. 투자자의 거래 종목과 투자 패턴을 분석해 유사한 투자 효과를 낼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천하는 기능을 새롭게 적용한다. 해당 기술은 하나증권이 2년 전 특허를 출원해 지난해 등록을 완료한 서비스다.
종목별 투자심리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공포·탐욕 시그널'도 대표 콘텐츠다. AI 분석을 기반으로 투자 심리 과열 여부를 시각화해 투자 판단을 돕는다. 차트 화면에서 AI가 주요 흐름을 쉽게 설명해주는 '차분' 기능과 주식 차트를 활용해 AI와 수익률 경쟁을 하는 게임형 콘텐츠 '스탁크래프트', 리서치 콘텐츠 시각화 서비스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원큐프로 개발은 디지털플랫폼실 산하 태스크포스(TFT)가 주도하고 있다. 기획과 개발에는 8명의 전담 인력이 참여했으며 현재는 통합 테스트 단계에서 추가 내부 인력이 투입돼 완성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별도의 외부 인력 충원 없이 내부 개발 역량만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해외 투자자 유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 27일 홍콩 기반 글로벌 금융플랫폼 푸투(FUTU)증권과 외국인통합계좌 거래를 본격 개시했다. 외국인통합계좌는 비거주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계좌를 별도로 개설하지 않고도 현지 증권사를 통해 국내 주식을 주문·결제할 수 있는 제도다. 해외 투자자의 거래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국내 증시로의 자금 유입 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
푸투증권은 모바일 투자 플랫폼 '푸투불(Futubull)'과 '무무(Moomoo)'를 운영하는 글로벌 증권사다. 지난해 기준 유효계좌는 약 337만개, 고객자산은 약 246조원, 연간 거래대금은 약 3000조원에 달한다. 하나증권은 지난 5월 푸투 VIP 고객 30명을 대상으로 투자포럼을 개최한 데 이어 6월 시범 서비스를 거쳐 지난 24일부터 모든 고객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하나증권은 외국인통합계좌 사업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홍콩 엠퍼러증권과 업계 최초로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올해 4월 일본 캐피탈파트너스증권으로 대상을 넓혔고 이번 푸투증권 협업을 통해 글로벌 온라인 투자 플랫폼과의 연계까지 확대했다. 앞으로는 홍콩 시틱(Citic)증권과 미국 웨드부시(Wedbush)증권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아시아를 넘어 미국 투자자까지 국내 자본시장 접근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2.22%로 지난해 말보다 0.72%포인트 상승했다.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 역시 2분기 기준 2.70%로 직전 분기보다 0.20%포인트 하락했다. 상반기 실적이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은 측면이 큰 만큼 증시 거래가 둔화된 이후에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향후 기업가치를 좌우할 핵심 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식 하나증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상반기 실적 개선은 구조적 변화보다는 거래대금 급증과 주가 상승에 기인한 부분이 대부분을 차지했다"며 "현재 실적을 기초 체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IB 회복과 WM 시장 확대를 통해 ROE를 10%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3년 내 그룹 평균 ROE 12% 달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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