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탁결제원이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자본시장 진입 문턱을 낮추고 있다. 지난 4월 개시한 'LEI(법인식별기호) 발급확인서 교부서비스'가 대표적으로, 외국 법인이 국내에서 계좌를 열 때 겪던 복잡한 실명확인 절차를 확인서 한 장으로 대신할 수 있게 됐다.
30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LEI는 금융거래에 참여하는 법인과 펀드를 전 세계에서 고유하게 식별하는 20자리 국제표준 등록번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융회사마다 다른 식별기호를 써 복잡한 파생상품 거래 당사자와 위험 규모를 신속히 파악하지 못한 문제가 불거지자 2011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입이 합의됐다.
예탁결제원은 2017년 10월 전 세계 11번째, 아시아 3번째로 정식 발급기관(LOU) 자격을 얻었다. 올해 3월 말 기준 한국과 영어권 9개국을 대상으로 2008건의 LEI를 발급·관리하고 있다.
정부는 2023년 12월 외국인투자자등록제를 폐지하고, 개인은 여권번호로 법인은 LEI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다. 다만 외국 법인은 LEI를 갖고 있어도 이를 증명할 실물 증표가 없어 자국 법인등록서류를 번역·공증해 제출해야 하는 부담이 남아 있었다.
발급확인서 교부서비스는 이 공백을 메웠다. 예탁결제원이 글로벌LEI재단(GLEIF) 시스템과 실시간으로 연동해 발급하는 확인서 한 장으로 실명확인 증빙을 대신할 수 있다.
확인서에는 LEI 코드와 법인명, 설립국가, 등록상태, 검증수준 등 핵심 정보가 담기며, 삽입된 바코드와 전자서명을 통해 GLEIF 홈페이지에서 위변조 여부와 정보 최신성을 확인할 수 있다. 검증수준이 '완전검증(Level 1)'인 법인이 대상으로, 전 세계 발급 LEI의 약 88%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용 방법도 간단하다. 예탁결제원 LEI-K 홈페이지 회원 가입을 하면 누구나 온라인으로 PDF 형태의 확인서를 신청·출력할 수 있다. 교부 수수료는 정부 정책을 신속히 지원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면제된다.
이 서비스의 차별점은 대상 범위다. 예탁결제원은 GLEIF와의 협의를 거쳐 전 세계에서 발급된 모든 LEI에 대해 발급확인서를 교부한다. 39개 LOU 가운데 다른 국가·기관이 발급한 LEI까지 확인서를 내줄 수 있는 곳은 예탁결제원이 유일하다.
서비스는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개시 첫 달인 4월 말까지 법인 59건, 펀드 137건, 정부기관 4건 등 총 200건이 교부됐다. 정부기관 중에는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 뉴저지주 연금관리기관 등이 포함됐다.
예탁결제원은 LEI 활용처가 신용평가와 무역금융, 가상자산 등 비금융 영역으로 넓어지는 흐름에 맞춰 서비스 편의성을 계속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LEI 발급확인서 교부시스템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 자본시장에 더 쉽고 빠르게 접근하도록 돕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자본시장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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