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요양급여를 한 차례도 청구하지 않고 비급여 진료만 하는 이른바 '건보 청구 0원 의료기관'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중구는 건강보험 미청구 일반의 의원이 34곳으로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지역으로 집계됐다.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건강보험 요양급여를 한 차례도 청구하지 않은 의료기관은 2021년 1천810곳에서 2025년 2천272곳으로 25.5%(462곳)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일반의 의원은 1천4곳에서 1천436곳으로 432곳(43%) 늘어나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일반의는 특정 진료과목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지 않은 의사로, 의원 개설 시 피부과 등 원하는 진료과목을 신고해 진료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건강보험 미청구 의료기관 가운데 일반의 의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63.2%에 달했다. 의료계에서는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가 피부과를 진료과목으로 내걸고 레이저 시술이나 리프팅, 비만 치료 등 비급여 미용 진료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의원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집중 현상이 뚜렷했다. 지난해 건강보험 미청구 일반의 의원이 1천436곳 가운데 951곳(66.2%)이 서울과 경기에 위치했다. 서울 강남구가 339곳으로 가장 많았고 서초구 119곳, 서울 중구 48곳, 부산 부산진구 40곳 순이었다.
대구 중구는 34곳으로 서울 마포구와 함께 전국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중구의 경우 건강보험 미청구 일반의 의료기관이 2021년 30곳에서 지난해 34곳으로 증가했다. 동성로를 중심으로 피부과와 성형외과, 비만클리닉 등 미용의료기관이 밀집해 있는 지역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의료계는 건강보험 진료보다 비급여 진료 중심으로 의원 개원이 이어지는 배경으로 건강보험 저수가 구조와 의료 환경 변화를 꼽는다. 건강보험 진료만으로는 의원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와 임대료 등을 감당하기 어려운 반면, 미용의료 시장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아 개원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건강보험 청구가 전혀 없는 의료기관이 증가할수록 공공 데이터만으로는 실제 진료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워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강보험 청구자료에는 잡히지 않는 비급여 진료 비중이 커질수록 의료 이용 실태와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 확보에도 한계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서영석 의원은 "건강보험 급여를 청구하지 않는 의료기관은 진료 현황을 파악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다"며 "비급여 진료를 중심으로 일반의가 운영하는 미용의료기관이 증가한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해당 분야에 대한 실태 파악과 관리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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