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검사의 수사권 전면 폐지와 법원의 '공소기각(公訴棄却) 사유 확대'가 포함된 형사소송법(이하 형소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수 국민의 반대와 범죄 피해자들의 절규(絕叫), 야당의 강한 반대에도 범여권은 형소법 개정안을 밀어붙였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 법안의 부작용을 충분히 예상하면서도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권유(勸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회피해 버렸는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못 박은 것이다.
정부·여당은 이번 형소법 개정 강행에 대해 '검찰의 무소불위(無所不爲) 권한을 없애야 한다'는 명분을 들고 있지만, 이 법으로 이제 경찰이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됐다. 경찰이 수사 독점권을 갖게 됨으로써 부실(不實) 수사 또는 고의로 범죄자들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더라도 이를 통제하기 어려운 것이다. 최근 '광주 여고생 피살 사건' '부산 돌려차기 사건'에서 보듯 경찰의 부실 수사를 검찰이 보완수사해 진실을 밝힌 경우는 수없이 많다. 이제 이 법이 시행되면 억울한 일을 당한 피해자는 홀로 싸워야 할 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이유로 "논란이 있으나 이 법률안이 위헌이라거나 행정부의 고유한 권한을 침해하는 등 (부작용)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의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부권 행사는 삼권분립의 원칙에 위협이 되거나 헌정 질서에 위반이 될 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이 법률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경우는 법률안이 위헌성이 있을 때, 행정부 고유 권한을 침해할 때뿐만이 아니다. 법률안이 ▷국익과 국민 대다수의 편익(便益)에 반(反)하거나 공공의 이익을 해칠 가능성이 큰 경우 ▷여야 합의나 수용 절차 없이 강행 처리되었거나, 입법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 및 숙의(熟議)가 극도로 부족한 경우에도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이번 형소법 개정안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게다가 야당과 학계, 법조계는 ▷보완수사권까지 완전히 폐지할 경우 수사 부실화나 범죄 대응력 약화로 국민의 기본권 보호 책무를 다하지 못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공소기각 확대에 대해서도 요건의 명확성(明確性)이 부족해 재판부마다 해석이 달라져서 사법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번 형소법 개정 법안이 시행(施行)될 경우 이익을 볼 사람과 피해를 볼 사람은 분명하게 갈린다. 국회의원 등 정치권력자, 일부 향찰(鄕察)과 결탁한 토호(土豪), 고액의 변호사를 얼마든지 선임할 수 있는 부자, 지능형 범죄자들은 죄를 지어도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길이 훨씬 넓어질 것이다. 반면 사회적 약자·인맥도 권력도 돈도 없는 사람들은 범죄 피해를 당해도 국가의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나아가 공소기각 확대는 이재명 대통령 면소(免訴)를 위한 '우회로'라는 비판도 많다.
본지는 7월 27일 자 칼럼 '야고부'에서 형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대통령 책상에 올라왔을 때,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느냐, 않느냐를 보면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 편인지, 범죄자 편인지, 현 정부가 국민주권 정부인지, 사익(私益) 추구 집단인지 알게 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 국민들은 분명하게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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