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반도는 거대한 가마솥이자 양극화(兩極化)된 기후 실험장이었다. 경남 양산의 낮 기온이 42.5℃를 기록하며 우리나라 기상관측 사상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한반도 남동부 지역이 뜨거운 가마솥을 방불케 하는 동안, 중부지방에는 장맛비가 이어졌다. 낮의 폭염과 밤의 열대야, 지역별로 극명하게 갈린 강수량은 기후 위기가 더 이상 미래의 경고가 아닌 눈앞의 현실임을 똑똑히 보여준 것이다. 5일 기상청이 발표한 7월 기상 특성은 단순히 '무더웠던 한 달'이라는 표현으로는 다 담아낼 수 없는 유례없는 이상기후 신호를 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역대급 밤더위다. 지난달 전국 평균 최저기온은 23.4도로, 전국 기상관측망이 확충된 1973년 이후 7월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밤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일 역시 전국 평균 9.7일을 기록하며, 종전 기록인 2024년 7월(8.8일)과 1994년 7월(8.5일)을 제쳤다. 또 다른 특이점은 극심한 더위가 특정 지역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대구 22일, 경북 구미 21일, 경남 밀양 20일 등 영남권은 한 달의 절반 이상이 폭염에 시달렸다. 반면 서울의 폭염일수는 2일에 그쳐 한반도 남북 간의 기온 격차가 현저(顯著)했다.
비의 양상 또한 극단적이었다. 7월 전국 강수량은 220.2㎜로 평년(296.5㎜)의 72.3% 수준에 그쳤다. 북태평양고기압이 예년보다 빠르게 한반도를 덮으면서 정체전선이 남부지방으로 내려오지 못하고 중부와 북한 상공만을 오르내렸기 때문이다. 그 결과 남부 지역은 6월에 이은 비 부족으로 한 달 중 20.7일 동안 기상 가뭄을 겪어야 했다.
이번 7월의 기후 데이터는 우리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폭염과 가뭄, 집중호우가 국지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기후 양극화' 현상이 정착되고 있다는 점이다. 주간 폭염 대응 위주의 기존 방재 시스템에서 더 나아가 야간 열대야와 지역별 폭우, 가뭄·단수 대책까지 포괄하는 다층적(多層的) 대응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지구 온난화가 초래한 한반도의 열대화 현상 앞에 더 이상 우물쭈물할 시간이 없다. 지자체와 정부가 기후변화 적응 대책을 재점검하고, 에너지 및 수자원 관리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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