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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금고 제도, 지역은행에 '기울어진 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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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지자체 금고지정 기준' 뜯어 보니
재무평가, 금리 평가 등 대형 시중은행에 유리
"지역사회 누적 기여도 등 반영해 재정립해야"

대구 남구 이천동 iM뱅크 대봉브라보점 창구 모습. 이 지점은 지난 2024년 1월 고령층 소비자를 위한
대구 남구 이천동 iM뱅크 대봉브라보점 창구 모습. 이 지점은 지난 2024년 1월 고령층 소비자를 위한 '시니어 특화점포'로 개설됐다. iM뱅크 제공

지방자치단체 금고지정 평가 기준을 두고 지역사회에 장기간 기여해 온 지역은행들에 불리한 항목들로 이뤄져 있다는 지적이 높다. 지역에 대한 누적 기여도와 미래 환원 규모 등을 반영해 평가 기준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행정안전부 '지자체 금고지정 기준'에 따르면 지자체는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재무구조 안정성 ▷지자체 대상 대출·예금금리 ▷지역주민 이용 편의성 ▷금고업무 관리능력 ▷지역사회 기여·지자체 협력사업 등 항목을 평가해 금고를 선정한다. 이를 두고 지역 은행권은 "지역은행과 대형 시중은행에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면서 지역은행에 불리한 구조가 형성됐다"고 주장해 왔다.

총자본비율(BIS), 고정이하여신비율,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을 반영하는 재무평가 부분은 가장 반발을 사는 항목이다. 전국 단위 영업망을 가진 대형은행과 달리 지역은행은 지역경제와 밀접한 만큼 지역경기에 따라 지표 변동성이 커지고, 지역경기가 악화하면 부실여신, 연체율 등이 함께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예금·대출금리 평가도 지역은행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 항목에서는 지자체가 맡기는 자금에 높은 금리를, 빌리는 자금에는 낮은 금리를 제시하는 게 유리한데, 이 같은 금리 조건을 만들어내는 은행의 비용 구조와 수익 기반은 충분히 반영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측은 "시중은행들은 디지털 금융의 확대와 코로나19 이후 확산된 비대면 거래로 점포 축소를 통해 생산성을 높였지만 지방은행의 경우 밀착 영업을 위해 자산 대비 많은 점포와 종업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중은행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고 분석했다. 지방은행이 대형은행과 같은 파격적 금리 조건을 제시하기 어려운 이유다.

반면 대형은행은 전국적인 기반을 바탕으로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해 금고 입찰에서 높은 예금금리와 낮은 대출금리를 제시하더라도 수익을 보완할 여지가 크다. 결국 지방 금고로 확보한 예금이 서울과 수도권 등 전국적인 대출자금으로 사용될 수 있게 된다.

조인성 전북은행 영업담당그룹장은 "지역은행은 단순한 금융기관이 아니라 본점과 의사결정, 고용과 납세가 모두 지역에 남는 지역기업이다"며 "그러나 지역 공공자금이 수도권 본사의 전국 단위 자금 운용으로 흡수되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지역 금융 기반은 갈수록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지역사회 기여·지자체 협력사업 또한 단발성에 가까운 금융기관 협력사업비로 평가하다 보니 지역축제 후원이나 취약계층 지원, 지역인재 채용 등에 기여해 온 지역은행에 오히려 불리한 항목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이재훈 전 한국테크노파크진흥회장은 "지역을 살리겠다는 정부 정책과 지역금융 기반을 잠식하는 금융 경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두 방향이 어긋나면 균형발전은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진정한 지역발전과 선순환하는 지역 생태계 조성은 지역 착근과 밀착형 금융에서 출발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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