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관계자는 지난 주말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직권면직됐다"며 "인사권자의 결정이라 구체적인 배경은 알지 못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여 본부장을 경질(更迭)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후 상황을 고려할 때, 나라의 운명이 달린 이재명 정부의 대미 관세(關稅) 및 투자 협상이 난항(難航)에 부딪힌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미국은 '강제 노동'을 빌미로, 지난달 무역법 301조(슈퍼 301조)에 따라 12.5% 관세를 한국에 부과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추가적인 관세가 붙을 수 있다"고 했다. 합의한 '관세 15% 상한선'이 깨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대미 투자를 서두르지 않으면 관세를 올리겠다"고 한국을 압박(壓迫)한 것으로 알려졌고, 청와대는 지난 13일 관계 부처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그리고 대통령이 바로 다음 날 대미 관세 협상의 실무 핵심 총책이라고 할 수 있는 여 본부장을 전격 경질한 것이다. 국민의 입장에선 당혹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7월 31일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을 대대적으로 선전(宣傳)했고, 그해 8월 25일 워싱턴 제1차 한미 정상회담 때 양국 간 합의를 재확인했으며, 또 10월 29일 경주 APEC 때 열린 제2차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미 3천500억달러(현금 2천억달러) 투자'에 대한 세부 조항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었다고 자랑했다. 지난해 11월 14일에는 '관세·안보 패키지 최종 타결 및 팩트시트 발표'가 이뤄졌다.
하지만 한국은 10개월째 대미 투자와 관련해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일본이 텍사스 에너지 시설, 오하이오 가스 발전소, 조지아 핵심 광물 개발 등 투자 1차 패키지를 확정(確定), 이행(履行)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애당초 이(李) 정부가 '한미 관세협상 타결, 대성공'을 선전할 때마다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대체 이 정부 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국민은 불안(不安)하다. 밝힐 것은 밝히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당당히 책임지는 열린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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