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민주당 당대표 선거는 지난 6·3지방선거와 닮았다. 이겼지만 이긴 것 같지 않고, 졌지만 진 것 같지 않다. 정청래 전 대표도 "정청래는 졌지만, 정청래 지지자는 이겼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최고위원 당선자 5명 중 셋이 친청계였다. 그 중 최민희 의원은 득표율 1위였다. 반면에 원조 친명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낙선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제 분신과 같은 사람"이라고 했던 인물이다. 요컨대 당원들은 친명 김민석 후보를 당대표로 선택하면서도, 대통령의 분신은 거부한 셈이다. 무슨 뜻일까?
첫째는 당청 통합을 바라며 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다. 정청래 전 대표 하의 지난 1년간 당청관계는 '명청대전'으로 불렸다. 6·3지방선거를 놓고도 이 대통령은 "최소한 승리는 아니다"며 정 전 대표를 비판했다. 정 전 대표는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응수했다. 여당 대표의 말로 믿기 힘들다. 이래선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기약하긴 어렵다. 결국 당의 터줏대감이자 정치적 판단이 앞서는 대의원 66.69%가 김민석 후보를 지지했다.
둘째로 대통령직을 개인의 사익을 위해 쓰지 말라는 경고다. 김용 후보는 대장동 민간업자 남욱 변호사 등으로부터 이 대통령의 대선 경선 자금을 받은 혐의로 1,2심 모두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이 대통령과 대장동 사건을 연결하는 핵심 고리인 셈이다. 그런데 보석으로 석방 중인 김 씨의 지난 2월 국회 북콘서트 때 우원식 당시 국회의장, 정청래 당대표 등 현역 의원 50여 명이 대거 참석했다. 의원총회를 방불케 했다. 우 전 의장은 "이 대통령을 옆에서 지키고, 또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며 위로했다. 그런데도 당원의 선택은 받지 못했다.
김민석 대표가 받은 메시지는 분명하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일하되, 이 대통령 개인을 위해 봉사하진 말란 것이다. 국민은 이 대통령 개인적으로 가장 절실한 게 공소취소란 의심을 갖고 있다. 실제로 지난 1년간 온갖 일이 일어났다. 대법원이 지난해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민주당은 온갖 험담을 퍼부으며 조희대 대법원장의 탄핵을 추진했다. 국정조사에 이어 사실상 공소취소까지 가능하게 하는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발의했다. 법왜곡죄, 재판소원제, 대법관 증원 등으로 삼권분립 논란까지 일었다. 쌍방울 대북송금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는 추가 징계 위기에 몰렸다.
이재명 정부에서 공소취소 문제는 사실 정국의 핵이다. 윤석열 대통령에겐 그게 김건희 여사 문제였고, 그 매듭에 얽혀 자멸했다. 그런데 김민석 후보는 지난 13일 "윤석열이 이재명 죽이자고 조작기소했고, 그건 없애는 게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의 조작은 아직 밝혀진 게 없다. 오히려 지난해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 사건 판결에서, 대법원은 쌍방울이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 비용으로 300만 달러를 송금했다고 인정했다. 여론도 싸늘하다. 지난 5월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조작기소 특검의 공소취소 권한에 대해 44%가 반대, 27%가 찬성했다.
지난 17일, 리얼미터의 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43.0%를 기록했다. 데드 크로스에 진입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전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로 소문났지만 1년 만에 바닥을 드러냈다. 노란봉투법부터 증시, 특히 부동산 대책에서 무능함이 폭로됐다. 대미관계도 불안하다. 30%대로 떨어지면 국정동력을 잃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 김 대표가 계속 공소취소를 밀어붙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난 2022년 원조 윤핵관 장제원 전 의원은 "윤심이 당심이고, 당심이 민심"이라고 주장했다. 그 결과가 어땠나. 김 대표라고 예외가 아니다. 이 대통령도 공멸할 것이다. 지금 김 대표에게 필요한 건 명비어천가가 아니라 호루라기를 부는 일이란 뜻이다. 그것이 당대표 수락 연설에 천명한 '창조적 수평관계'고, 궁극적으로 '민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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