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날 추가 세수 등을 재원으로 '미래대응기금'을 만들기로 했다. 청년·성장 동력·지방·교육·인재 등에 투자해 잠재성장률을 높이고 세수 변동성을 완화한다는 구상이다. 첫해 기금 규모가 100조원을 넘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교육교부금도 내국세의 20.79%를 기계적으로 배분하던 방식을 폐지하고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해 산정한다.
추가 세수를 소비성 지출로 소진하지 않고 미래 성장에 투자하겠다는 방향은 타당(妥當)하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데 교육교부금이 세수에 따라 자동 증가하는 구조는 바꿀 필요가 있다. 문제는 이후다. 100조원에 달할 수 있는 국가 재정을 어떤 원칙과 통제 아래 운용할지가 중요하다.
정부는 기금도 국회 심사를 받는다고 강조하지만, 기금의 조성 목적은 일반회계보다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집행하기 위해서다. 일부 항목 조정만으로도 국회 감시 없이 수조원을 움직일 수 있다. '속도'를 빌미로 국회 재정 심의권을 형식화해선 안 된다. 사업별 예산과 집행 내역, 성과를 국회와 국민이 확인할 수 있도록 통제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추가 세수를 국채 상환(償還)보다 성장 투자에 쓰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채 이자는 확정된 비용이고 전략 투자의 성과는 불확실하다. '국채 이자율 이상의 수익'을 목표로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줄어든 교육교부금이 영유아·고등·평생교육과 인재 양성에 쓰이는지 지켜봐야 한다. 지방교부세도 미래기금 적립액을 제외한 내국세를 기준으로 산정하는데, 지방에 쓰일 돈을 중앙정부가 쥐고 사업 단위로 배분하는 방식이 돼선 곤란하다. 세수 감소 시점에 기금까지 고갈되면 결국 일반회계와 국채에 의존할 가능성도 커진다. 100조원의 거액을 정부 재량(裁量)과 속도에 맡기는 순간 미래기금은 '정부 곳간'이 될 수 있다. 이런 부작용을 막고 기금의 운용 투명성과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 투자 대상과 원칙, 성과 평가, 손실 책임, 국회 통제를 법률에 명확히 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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