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조희대 대법원장을 현안 질의 증인으로 또 채택했다. 31일 조 대법원장을 국회로 불러, 대법관 후보자 '서면 제청(提請)' 과정과 주요 사건의 전원합의체 회부 등을 따져 묻겠다는 것이다. 지난 19일에 이어 두 번째 증인 채택이다.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을 '사퇴'와 '탄핵'으로 겁박(劫迫)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엔 '대법관 서면 제청'을 계기로 '사법 농단' '사법 쿠데타'라며 포화(砲火)를 퍼붓고 있다. 전국 거리마다 '대법원장 물러나라'는 현수막도 내걸었다.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21일 기자회견에서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헌법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국회가 동의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권은 헌법이 사법부 수장에게 부여한 권한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원하는 후보를 제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법원장을 국회에 불러 그 경위를 추궁(追窮)하고 사퇴까지 요구한다면, 이는 대법원장의 제청권에 대한 전면 부정이 아닌가.
국회는 사법부의 판단을 비판할 수 있다. 그러나 대법원장이 대통령과 여당의 뜻과 다른 판단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압박받아서는 안 된다. 대통령에게 대법관 임명권이 있고 국회에 동의권이 있듯이, 대법원장에겐 제청권이 있다. 헌법기관의 권한을 나눠 놓은 것은 서로 견제(牽制)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대통령이 국회의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국회를 압박해서도 안 되고, 국회가 사법부의 판단에 불만이 있다고 사법부를 길들이려 해서도 안 된다.
민주주의의 요체(要諦)는 삼권분립(三權分立)을 통한 견제와 균형이다. 권력은 스스로 절제하기 어렵다.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하기 때문에 반드시 비판과 견제를 받아야 한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국가를 망친다. 대법원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사퇴를 강요하고 국회 증인석에 세워 망신을 주는 일이 일상화된다면, 사법부의 독립은 무너진다. 이게 주권자(主權者)의 명령이며, 나라를 위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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