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급락 이후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금융주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특히 보험주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인 반면 은행·증권주는 실적 피크아웃 우려와 거래대금 감소 등의 영향으로 상승장에서 소외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인 부담이 남아 있지만, 금리 흐름과 주주환원 확대 여부가 향후 금융주의 반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300 금융' 지수는 최근 7거래일(6~14일) 동안 1.85% 오르는 데 그쳤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5.75%, 8.14% 상승한 점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이다. 수익률 기준 거래소가 산출하는 40개 산업지수 중에서도 하위 5위에 머물렀다.
특히 금융권 내에서도 보험주들은 대부분 강세를 보인 반면 은행·증권주들은 제한적인 상승세에 머물렀다. 실제 같은 기간 'KRX 보험' 지수는 9.53% 급등해 상위 4위에 오른 반면 'KRX 은행' 지수는 1.77%, 'KRX 증권' 지수는 1.55%씩 올라 하위 3, 4위를 기록했다.
주요 종목별로 살펴보면 주요 종목별로 살펴보면 보험주에서는 한화생명이 29.28% 급등했고 ▲미래에셋생명(23.89%) ▲현대해상(23.57%) ▲DB손해보험(13.62%) ▲코리안리(10.56%) 등도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은행주는 ▲신한지주(3.67%) ▲하나금융지주(3.42%) ▲카카오뱅크(3.02%) 등이 3%대 상승하는 데 그쳤으며 우리금융지주(1.05%), 기업은행(0.99%), JB금융지주(0.72%) 등은 1% 안팎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KB금융은 오히려 1.29% 하락했다.
증권주도 종목별 차별화가 나타났다. 신영증권이 12.92%, 한화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각각 8.14%, 6.96% 상승한 반면 키움증권(2.74%), NH투자증권(1.77%)의 상승 폭은 제한됐다. 한국금융지주와 삼성증권은 각각 2.63%, 4.71% 하락했다.
이는 상반기 가파른 주가 상승 이후 차익실현 압력이 커진 데다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로 금융주를 둘러싼 투자심리가 약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증시가 급반등하면서 자금이 성장주로 다시 이동한 점도 은행·증권주의 상대적 약세를 키웠다.
실적에 대한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은행권은 올해 상반기 견조한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거뒀지만, 하반기에는 순이자마진(NIM) 둔화 가능성이 부담으로 꼽힌다. 하나증권이 은행권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지난 7월 월중 NIM이 전월 대비 추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머니무브에 대응하기 위한 조달 확대와 수신금리 경쟁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3분기 은행 평균 NIM은 전 분기보다 1~2bp가량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주 약세의 배경은 미국 7월 CPI(소비자물가지수), PPI(생산자물가지수) 등이 전망치에 부합하거나 오히려 하회하면서 9월 금리 인상 확률이 하락하는 등 글로벌 금리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고 수신금리 상승에 따른 3분기 NIM 하락 가능성 외에 증권 거래대금 감소 등으로 인해 은행지주사 2분기 실적 피크아웃 우려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내외 기관 매수세가 다시 반도체로 확산되면서 은행주 수급 여건이 취약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증권업종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상반기 증시 활황에 힘입어 브로커리지 부문을 중심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지만, 최근 거래대금이 빠르게 줄면서 피크아웃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지난 7월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99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27.6% 감소했다.
장영임 SK증권 연구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규제 강화로 8월부터 ETF 거래대금 기여도 역시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자예탁금과 신용거래 융자 잔고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어 단기적으로 증권사 브로커리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주를 둘러싼 중장기 투자 매력이 훼손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은행주는 국내 시장금리 상승이 이어질 경우 향후 NIM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데다 대출 성장 여력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주택공급 촉진을 위해 가계부채 총량 규제를 완화한 점 역시 은행의 자산 성장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상반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확대가 이어질 가능성도 주가를 뒷받침할 요인이다.
특히 시장에서는 은행주에 고착된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가 상단'이라는 인식이 향후 주주환원 확대와 자본효율성 개선을 통해 깨질 수 있을지가 추가 상승의 관건으로 꼽힌다. 현재 주요 은행주의 PBR은 KB금융 0.92배, 신한지주 0.81배, 하나금융지주 0.72배, 우리금융지주 0.60배 등으로 여전히 1배를 밑돌고 있다. 수익성 개선이 실제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과 지속적인 주주환원으로 연결될 경우 밸류에이션 재평가 여지가 남아 있다는 의미다.
증권주 역시 거래대금 감소에도 절대적인 거래 규모 자체는 과거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 긍정적이다. 장영임 연구원은 지난 7월 일평균 거래대금이 2분기보다 줄었지만 1분기 84조8000억원을 웃돌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최근 주가 조정으로 주요 증권사의 평균 PBR이 0.9배 수준까지 낮아진 데다 높은 배당수익률도 주가 하단을 지지할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사별 브로커리지 의존도와 배당정책에 따라 하반기 주가 흐름이 차별화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다만, 단기간에 금융주가 다시 시장 주도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하기에는 부담 요인도 적지 않다. 은행은 수신금리 상승으로 3분기 NIM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고 글로벌 금리 모멘텀까지 약화될 경우 금리 수혜주로서의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증권사 역시 거래대금과 고객예탁금의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시장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경우 브로커리지뿐 아니라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 불확실성도 커질 수 있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과 신용융자, 고객예탁금 증가율이 하락하고 있어 증권사 실적이 2분기를 정점으로 하반기에는 브로커리지 수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최정욱 연구원은 "7월 코스피 급락 당시 은행주가 오히려 강세를 보였던 만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증시 반등장에서 추가 강세를 보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글로벌 금리 모멘텀이 둔화되고 NIM 하락과 비은행 부문의 실적 피크아웃 우려가 지속되는 점도 투자심리를 약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외국인이 다시 은행주를 순매수하고 있고 실적도 우려보다 상당히 양호할 수 있어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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