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대화를 제안하며 '을지 자유의 방패'(UFS·Ulchi Freedom Shield) 대폭 축소를 선물처럼 내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략을 두고 '이란 전쟁에서 뺨 맞고 한국에 화풀이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의 안보를 흥정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비판이다. 군사 대비 태세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진다. 미국이 이란전쟁에 집중하면서 항공모함 등 전략 자산을 대거 중동 인근에 배치한 탓에 태평양 지역 동맹국들의 안보 공백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UFS 조기 종료와 태평양 안보 공백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는 즉각적으로 실행됐다. 유사시 한반도 방어를 위한 정례 연합훈련인 UFS는 시작 후 얼마되지 않아 조기 종료를 확정했다. 당초 17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21일 종료된다. 훈련 기간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특히 이번 연습 시나리오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북한군의 능력 변화와 드론 및 GPS 교란, 사이버 공격 등 현대전 양상을 검증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시를 대비한 UFS의 무게감은 크다. '전쟁 게임' 형식의 시뮬레이션에 기반한 지휘소연습(CPX)과 이와 연계된 야외기동훈련(FTX)으로 구성된다. CPX도 세분화해 방어에 중점을 둔 1부, 반격 작전을 연습하는 2부로 이뤄진다. 올해 UFS는 1부 연습만 진행하고 2부 연습은 취소한다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시작된 전구급 연합훈련이 조기 종료된 건 전례가 없다. 한미 양국이 수개월 전부터 세부 훈련과 참가 병력 등을 한미가 긴밀히 조율한다. 2019년 3월 한미 전구급 지휘소연습인 '19-1 동맹' 연습이 1부 방어 작전만으로 축소된 적은 있다. 다만 이는 2018년의 남북·북미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사전 조율을 거친 것이었다.
태평양에 배치됐던 미 항공모함이 중동으로 이동하면서 태평양 안보 공백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비등하다. 18일 미 군사전문매체 '워존'에 따르면 태평양에 배치된 항모는 하나도 없다. '미 항모 없는 태평양'이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체 핵무장 요구가 한국 내에서 커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한 것은 아니라 해도 전 세계가 미국의 능력을 의문시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트럼프의 흥정 대상 된 한반도 안보
UFS가 한반도 유사시를 가정한 중요 연합훈련임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흥정의 대상이 됐다. 배경에는 장기화하는 이란전쟁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출구전략을 찾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익숙하게 여기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택했고, 결국 한국이 희생양이 됐다는 것이다.
악시오스는 18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해 미국이 하드파워(hard power)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트럼프는 동맹을 맹비난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으면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모범적인 동맹국'이라고 칭찬했던 한국은 트럼프의 응징 캠페인에서 가장 깜짝 놀랄 희생양"이라고 지적했다.
대북 강경파이자 트럼프 1기 행정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도 "트럼프는 김정은을 처음 만났을 때도 같은 행동을 했고 불필요한 양보이자 실수였는데 지금은 더 큰 실수"라며 "이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한반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이란도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며 (트럼프의) 절박함의 일환으로 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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