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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풍-한윤조] 보완수사권 없는 경찰 수사의 참화(慘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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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조 논설위원
한윤조 논설위원

오는 10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검찰의 보완수사권(補完搜査權)이 사라지게 되자 경찰 조직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堡壘) 역할을 도맡게 됐다. 하지만 가뜩이나 비대한 경찰 조직 내 빈번하던 각종 비리와 비위 사건이 이번 보완수사권 폐지 사태를 계기로 수면 위로 그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국민 사이에서는 '과연 경찰 수사만 믿어선 될까?'라는 의구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민이 경찰 조직에 대한 불신을 보이는 데는 '장미란 씨 실종 암장(暗葬) 사건'과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그 외에도 경찰의 부실 수사로 인해 검찰의 보완수사로 사건의 실체가 제대로 드러난 일들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제주에서 실종된 30대 여성 장미란 씨는 유족의 애타는 호소 끝에 실종 101일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장 씨가 장기 투숙하던 숙소에서 불과 1㎞ 떨어진 곳이었다. 제때 기본적인 수색만 이루어졌더라도 이토록 허망하게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았을 사건이다. 참극의 원인은 충격적이게도 담당 수사관의 '거짓말'과 사건 '암장'이었다. 그의 손끝에서 무마된 사건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7월에 신고된 60대 남성 실종 사건 역시 똑같은 수법으로 '셀프 종결' 처리됐고, 해당 남성 또한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백골로 발견됐다.

경찰의 형편없는 수사 역량과 자의적인 권한 행사 역시 도를 넘었다. 경찰은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수사관을 직무 유기 혐의로 긴급체포했으나, 법원은 체포적부심을 인용해 그를 즉시 석방했다. 출근해 근무 중인 피의자를 상대로 체포영장조차 발부받지 않은 채 긴급체포의 법적 요건(형사소송법 제200조의 3)조차 갖추지 못한 중대한 수사 미숙(未熟)을 범한 것이다. 상황 수습에 급급해 기본적인 법률 절차마저 무시하는 모습은 역설적으로 경찰이 얼마나 자의적으로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 대목이다.

비단 제주 사건뿐 아니다. 최근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팀장이 피의자의 인플루언서 남편에게 향응을 받고 그 부인을 참고인으로 둔갑시켜 구속기소 되는가 하면,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에서는 수사팀이 사건을 축소하고 경찰관인 범인의 부친에게 수사 정보를 넘겨 증거를 인멸(湮滅)하도록 조력한 사실이 드러났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역시 검찰의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성범죄 정황 자체가 영원히 묻힐 뻔했다.

이 상태로 10월부터 검찰의 직접 및 보완수사권이 전면 폐지된다면 경찰은 견제(牽制) 장치가 사실상 전무한 '1차 수사권의 독점적 주체'로 서게 된다. 지금도 권력 청탁, 증거 인멸, 사건 암장이 횡행(橫行)하는데, 최소한의 사법적 통제 장치마저 사라진다면 그 폭주를 누가 막을 것인가. 수사권 독점으로 인한 치안 구멍과 사법 피해는 오롯이 국민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마치 불도저처럼 보완수사권 폐지를 밀어붙이던 정부와 여권도 이제야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찰의 지휘·감독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과 근본적 쇄신책 마련을 지시했고, 한성숙 국무총리 역시 전국 실종 사건 전수조사 및 수사 체계 쇄신을 주문했다. 그러나 매번 사건이 터질 때마다 되풀이되는 형식적인 사과나 뒷북 수습만으로는 벼랑 끝에 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비대한 무한 권력은 어떻게든 부패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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