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국채금리 상승과 증시 변동성 확대가 이어지면서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상반기 반도체를 중심으로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했던 고배당주에 최근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려는 투자 수요가 유입되는 모습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고배당 ETF의 순자산 규모는 이달 들어 다시 8조 원대를 회복했다. 앞서 고배당 ETF 순자산은 지난 4월 말 9조 원을 웃돌았지만, 성장주 중심의 강세장이 이어지면서 7월 말 7조7772억 원까지 감소했다.
최근 들어 고배당 ETF에 자금이 다시 유입되는 것은 증시의 투자 환경이 달라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한 이후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가 이전보다 약해진 데다 글로벌 장기 국채금리까지 상승하면서 주식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됐기 때문이다.
고배당 ETF는 은행·보험·증권·지주 등 상대적으로 배당 성향이 높은 기업을 담고 있어 주가 상승에만 의존하지 않고 배당을 통한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기업들의 주주환원 확대 기조 역시 고배당주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국내 고배당 ETF 가운데서는 한화자산운용이 운용하는 'PLUS 고배당주'가 대표적이다. DB손해보험과 GS, 우리금융지주 등이 주요 편입 종목인 이 상품은 기업의 실제 배당을 기반으로 분배금을 지급하는 전통적인 고배당 ETF로, 지난 2024년 5월 월분배형으로 전환한 바 있다.
커버드콜 ETF로도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고배당주Plus커버드콜액티브'는 지난 6월 2일 상장 이후 약 두 달 반 만에 개인 누적 순매수액이 10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 20일 기준 개인 누적 순매수액은 1026억 원, 순자산은 124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상품은 국내 고배당주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가로 편입해 배당 수익과 성장성을 함께 추구한다. 월 분배 재원은 편입 종목에서 발생하는 배당금과 콜옵션 매도를 통해 확보한 옵션 프리미엄으로 마련한다.
커버드콜 ETF가 인기를 끄는 배경에는 높은 분배율도 있다. 일반적인 배당주 ETF가 연 3~5% 수준의 배당수익률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일부 커버드콜 ETF는 옵션 프리미엄을 활용해 연 10% 이상의 분배율을 목표로 한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옵션 가격이 높아져 콜옵션 매도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프리미엄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커버드콜 ETF는 높은 분배율만 보고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콜옵션 매도로 옵션 프리미엄을 확보하는 대신 기초자산의 상승 여력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주가가 행사가격을 웃돌 경우 옵션 프리미엄은 얻을 수 있지만, 행사가격을 넘어선 추가 상승분에는 온전히 참여할 수 없다.
반대로 기초자산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 옵션 프리미엄만으로 손실을 모두 만회하기 어렵다. 커버드콜은 원금을 보호하는 전략이 아니라 주가 상승 여력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옵션 프리미엄을 통해 수익을 보완하고 하락 위험을 일부 완충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커버드콜 ETF에 투자할 때는 높은 분배율뿐 아니라 상품별 옵션 운용 전략의 차이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배당 ETF에 대한 관심은 정부의 세제개편안과 맞물려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앞서 지난 3일 공개한 올해 세제개편안에서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생산적금융 ISA를 신설하고 국내 주식과 국내 주식형 펀드, 국민성장펀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등에 투자해 발생하는 이자·배당소득을 전액 비과세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생산적금융 ISA가 도입되면 국내 주식뿐 아니라 국내 ETF를 통한 투자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ISA 가입 금액은 70조 원을 넘어섰으며, 투자중개형 ISA에서는 주식과 ETF가 주요 투자 대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일반 ISA의 세부 내용은 투자자 반발 등을 고려해 일부 수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생산적금융 ISA 도입 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국내 주식과 ETF에 대한 세제 혜택이 확대되면 고배당 ETF로 자금이 유입되고, 여러 ETF가 공통으로 편입한 종목까지 수급 개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생산적금융 ISA가 도입될 경우 국내 자본시장으로 유입되는 투자자금이 늘어날 수 있다"라며 "특히 배당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세제 혜택까지 더해지면서 고배당주와 관련 ETF의 투자 매력이 높아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염 연구원은 "올해부터 도입된 고배당 기업 배당소득 분리과세의 경우 ETF에서 발생하는 배당은 분리과세 대상이 되지 않았는데, 생산적금융 ISA는 ETF에서 발생하는 분배금도 비과세 대상이 된다는 점이 수요를 자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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