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6일)는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30%대를 기록한 여론조사가 발표됐죠. 앞에 3을 찍으면 회복하기 어렵다고 계속 걱정해 왔는데. 지난 지방선거 이후 두 달 이상 이어진 이 여론 흐름을 이 대통령이 모를 수가 없죠."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 여정을 보면 패턴이 있는데, 공직 취임 초기에 지지율이 저조하다가 본인 특기의 돌파력으로 성과를 내면서 임기 중 지지율을 끌어올려요. 성남시장에서 경기도지사 갈 때부터…(중략) 생각해 보면 대통령 취임 초반 1년도 그랬습니다. 취임 때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렸죠."
"그런데 지금 너무 빠른 속도로 취임 때보다 더 낮은 지지율에 도달해 버렸단 말이죠. 이 대통령 정치 인생에서 처음 있는 종류의 곡선이고 시련이고 어려움이라서…왜 이렇게 됐을까 복기하지 않을 수 없죠." 〈방송인 김어준씨, 8월 27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곤두박질 치고 있다. 발표되는 여론조사마다 취임 이래 최저치를 경신하는 양상이다. 하락 속도와 도달 시점 등 세부지표도 과거 정부들에 견줘 좋지 못하다는 게 일관된 평가다.
이제 정치권의 시선은 '반등 가능성'으로 옮겨간다. 그런데 이를 두고는 여권 내부에서마저 전망이 엇갈린다. 대표적인 친여 방송인 김어준씨는 '지지율 30%대에 진입한 이상 반등이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역대 정권 중 30%대를 기록하고도 과반을 회복한 전례가 상당하다"고 맞선다.
여당의 주장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봐야 한다. 여당이 언급한 전례들에는 대부분 큰 '외부효과'가 작용했고, 이에 정권이 적절히 대처하면서 반등의 기회가 마련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별의 순간'이 이 대통령에게도 주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점에 있다. 이렇게 본다면 반등 여부가 이미 이 대통령의 손을 떠났다고 보는 시각도 나름의 설득력을 갖게 된다.
◆긍정 평가 30%대+첫 '데드크로스'…靑, 성난 민심에 이례적 입장 발표까지
이번 주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가 30%대까지 내려앉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달아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천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2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38.9%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57.9%에 달했다. 모름은 3.2%였다.
(무선 RDD 방식. 응답률 3.8%.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2%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코리아정보리서치가 천지일보 의뢰로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2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36.5%, 부정평가는 62.0%로 집계됐다. '모름'은 1.5%였다.
일주일 전 실시된 직전 조사와 비교하면 긍정평가는 43.3%에서 36.5%로 6.8%포인트 급락했고, 부정평가는 54.9%에서 62.0%로 7.1%포인트 급등했다. 긍정-부정 간 격차는 25.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전 연령대에서 부정평가가 과반을 기록한 가운데, 2030세대의 반감이 두드러졌다. 30대의 부정평가가 70.7%로 가장 높았고, 이어 ▷만 18세~20대 66.4% ▷60대 62.6% ▷50대 60.0% ▷40대와 70대 각각 56.9% 순이었다.
(무선 RDD 자동응답 방식. 응답률 3.7%.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또한 이 대통령은 이달 중순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넘어서는 '데드크로스'가 관측됐다. 이는 집권 약 1년 2개월 만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1년 4개월)이나 문재인 전 대통령(1년 7개월)보다 빠른 추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와대에서도 민심 수습에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청와대는 지난 26일 이례적으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생·경제를 최우선으로 두고 국민 삶이 개선되고 체감하실 수 있도록 국정운영 전반을 섬세히 살펴 실질적 성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반등 사례 文뿐" 김어준 주장, 틀렸지만…'반등 조건' 까다로운 건 사실
이와 관련 김어준씨는 거듭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김씨는 지난 24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를 언급, "30%대로 떨어지면 반등한 정권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문재인 정부 시절 소위 '조국 사태' 때 한 번 30% 중반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한 게 거의 유일한 사례"라며 "청와대가 일을 잘해 회복할 수 있는 지지율 성격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반면 민주당은 김씨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과거에도 지지율이 30% 안팎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상승한 정부가 여럿 있다는 것이다.
이용우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8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씨의 주장은) 틀렸다"며 "민심을 함부로 예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날을 세웠다.
이 대변인은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 자료 등을 기반으로 역대 대통령의 지지율 추이를 제시했다.
그는 "한국갤럽 등에 따르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직무 긍정률은 28%에서 41%로, 김대중 전 대통령은 38%에서 54%로 반등한 바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2019년 39%까지 내려갔지만 이후 71%까지 올랐고, 임기 후반에는 다시 29%까지 하락했지만 마지막 조사에서는 45%까지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의 지적대로 김씨의 관련 주장은 사실과 다른 측면이 많다. 게다가 이 대변인이 굳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도 30%선 안팎의 지지율에서 다시 과반 지지율을 회복한 사례가 있다.
이 전 대통령의 경우 2008냔 취임 직후 이른바 '광우병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지지율이 20%대 초반까지 급락했다. 하지만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돌파하는 경제 성과와 UAE 원전 수주, G20 정상회의 유치 등 외교 성과가 주목받으면서 임기 중반 50% 안팎의 지지율로 복귀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5년 상반기 '연말정산 파동'과 메르스(MERS) 사태 초기 대응 부실 논란 등이 겹치며 지지율이 30% 초반까지 주저앉았다. 그러나 당해 8월 '목함지뢰 사건'이 발생하면서 보수층 중심의 결집이 일어났다. 이후 박근혜 정부는 남북 고위급 접촉을 통해 '8·25 합의'를 타결하면서 돌아섰던 중도층 지지까지 탈환, 과반 지지율을 되찾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에는 사상 최초의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 남북관계 개선이 국내의 부정적 정치 이슈를 완전히 덮어버리면서 여론이 반전됐다. 문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코로나에 대한 'K-방역'의 대외적 호평 등이 지지율 반등을 이끌었다. 결국 각 정부의 결정적인 반등 기회는 대부분 안보·대북 정책이나 특출난 외교 성과에서 비롯됐던 셈이다.
◆국방은 이미 '빨간불', 北과는 찬바람…지지율 반등책, 결국 '개인기'만 남았나
하지만 이 대통령에게도 비슷한 기회가 주어지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부의 국방·안보 분야 이슈로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얽힌 갖은 의혹을 비롯해 사관학교 통합 강행 논란, 한미연합훈련 축소·취소 문제 등이 먼저 거론된다. 반등의 재료는커녕 국정 지지율에 악영향만 미치는 요소들이다.
아울러 남북 평화 정책의 수혜를 입은 김대중·문재인 정부와는 다르게, 이재명 정부를 바라보는 북한의 시선이 썩 곱지 않다는 점도 외부효과에 따른 반등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관측에 힘을 싣는다. 주된 외교 대상인 미국·중국·일본 등에게서 거둘 수 있는 실리나 성과도 현재로썬 명확치 않은 실정이다.
결국 이 대통령은 국정 운영 기조 전환, 개각 등 국내 정치의 영역에서 승부를 걸 수밖에 없는 신세에 놓였다. 당장의 지지율 반등은 물론, 차기 총선을 위한 밑작업을 위해서라도 확실한 국면 반전 카드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편, 위기감을 공유하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지지율 하락에 대한 복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에는 부동산 문제, 이 대통령에 대한 공소취소 논란 등이 막판까지 구도를 뒤흔들었다는 분석이다.
선거 이후에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의 역효과, 대통령 부부의 '17억원 근저당' 및 버스 주택·고시원 욕조 논란, 보완수사권 폐지 강행, 당권 경쟁 격화 등이 지지율 하락세를 부추겼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당내 일각에서 흘러나온다.
실제로 여론조사 전문가인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지난 27일 인천 인스파이어 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 비공개 세션에서 강연하며 비슷한 취지의 진단을 남겼다.
'유권자 지형 분석 및 민주당의 과제'를 강연 주제로 삼은 윤 대표는 지난 6·3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 "부동산 이슈, 공소취소 발언, 스타벅스 논란 등이 이어지며 보수 결집의 계기를 제공했다"고 요약했다.
윤 대표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한미연합훈련 축소 논란 등이 여전히 당과 대통령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반면 '3대 메가프로젝트' 등 정부여당의 국정 성과는 지난 전당대회 계파 갈등 이슈에 가려져 지지율 반등 기회를 놓쳤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결국 오늘날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앞서 제대로 매듭짓지 못한 정부여당의 정치적 실책에 의해 꾸준히 아래로 끌려가는 양상이다. 그렇다고 이제와 검찰에 보완수사권을 돌려줄 수도, 뱉은 말을 주워담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정치권 일각에서 당분간 국정 지지율이 추가로 떨어지거나 '저점 박스권'에 갇힐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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