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3일 만에 5만 개, 약 1억5천만 원의 매출. GS25 전체 빵 상품 가운데 매출 1·2위 차지. 2030 세대의 포켓몬 빵이 되어버린 민음사 빵이 인기다. 빵을 사기 위해 편의점을 찾아다니고, 앱으로 재고를 확인하고, 입고 시간을 물어보고, 원하는 책갈피가 나올 때까지 빵을 뜯는다. 빵을 사는 일이 어느새 수집의 과정이 돼버렸다.
그렇다. 우리가 찾는 건 빵이 아니다. 기존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과 시집을 모티브로 만든 20개의 책갈피를 원할 뿐이다. SNS에는 20개를 다 모았다는 사람부터 자신에게 없는 책갈피나 원하는 책갈피를 교환하자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나 역시 유행에 뒤처지지 않으려 빵을 구매했지만 아쉽게도 내가 원하던 책갈피는 나오지 않았다. 무려 3개나 샀음에도 말이다. 정작 다른 사람이 내가 원했던 책갈피를 뽑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부러워 죽겠다. 직접 겪어 보니 알겠다. 사람들은 책갈피가 아니라 취향을 모으고 있는 거란 걸.
어렸을 적 포켓몬 빵을 먹고 스티커를 모으던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때는 피카츄나 메타몽을 모았고, 지금은 '동물농장'이나 '레미제라블'을 모은다. 달라진 것은 캐릭터 스티커가 아닌 책갈피로 바뀌었다는 것뿐이다. 독서를 개인의 취향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도구로 소비하는 현상을 '텍스트 힙'이라고 한다. 어쩌면 지금의 민음사 책갈피는 이 신조어에 가장 잘 어울리는 물건이 아닐까.
책갈피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책을 읽었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책과 같은 책갈피 혹은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것을 원한다. 목적이 읽기 위함이 아니라 소유하기 위해서라는 게 확연하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꼭 필요한 물건만 사지 않는다. 없어도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고, 가지고 있으면 기분 좋은 것들을 산다. 지금은 책갈피가 인기지만 다른 사람들에겐 운동화나 시계, 피규어일 수도 있다. 나에게는 좋아하는 가수의 CD나 여행지나 공연을 보고 산 마그넷처럼 말이다. 수집이란 물건을 모으기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민음사 빵 대란을 두고 독서 열풍이라고 하기엔 조금 과장일 것이다. 얘기했듯 빵을 먹는다고 책을 읽은 게 아니고, 책갈피를 모은다고 독서를 한 것은 아니니까. 그래도 괜찮다. 책을 좋아하는 방법이 하나일 이유는 없지 않은가. 또 다른 사람은 자신이 모은 책갈피를 바라보다가 문득 그 책을 읽고 싶어질지 모른다. 콜렉터의 다음 수집품은 책이 될 수도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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