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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속으로] 日 스타 화가 유키마사 이다, 국내 첫 개인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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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손갤러리 대구·서울, 경주 오아르미술관 동시 전시
"내 작업의 근간은 '이치고이치에'
소중한 순간과 기억 붙잡아 기록"

유키마사 이다, Van Gogh No.2, 2026, oil on canvas, 145.5x112cm. 우손갤러리 제공
유키마사 이다, Van Gogh No.2, 2026, oil on canvas, 145.5x112cm. 우손갤러리 제공
유키마사 이다, Self Portrait, 2026, oil on canvas, 194x162cm. 우손갤러리 제공
유키마사 이다, Self Portrait, 2026, oil on canvas, 194x162cm. 우손갤러리 제공
유키마사 이다 작가가 우손갤러리 대구에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연정 기자
유키마사 이다 작가가 우손갤러리 대구에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연정 기자

차세대 일본 회화를 이끄는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유키마사 이다의 국내 첫 개인전이 우손갤러리 서울과 대구, 경주 오아르미술관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다.

유키마사 이다는 1990년 일본 돗토리현에서 태어나 도쿄예술대학 대학원에서 유화를 전공했다. 2016년 CAF상(일본의 대표적인 학생 대상 현대미술 공모전)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2018년 포브스 재팬 30세 이하 30인에 선정되는 등 국제적으로 주목 받았다.

2023년에는 30대 초반의 나이에 요나고시미술관과 교토 교세라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해, 젊은 작가로서 이례적인 영예를 얻으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이번 전시는 각각의 공간마다 서로 다른 구성을 통해 그의 작업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우손갤러리 대구에서는 대형 인물화와 풍경화 등을 보여주는 한편, 서울에서는 '엔드 오브 투데이(End of Today)' 작품을 중심으로 개인적이고 내밀한 작업 세계를 소개한다. 경주 오아르미술관 전시에서는 피카소의 '게르니카' 등 명작을 재해석한 작품과 함께 작가가 경주에서 느낀 감정을 담은 신작이 처음 공개된다.

대구 전시에서는 새로운 시리즈인 '반 고흐'를 선보인다. 한국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고흐의 초상을 그려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계기로 시작한 작품이다. 기존의 고흐 초상을 그대로 재현하는 대신, 고흐의 얼굴과 그가 남긴 여러 회화적 이미지를 한데 섞어 두꺼운 물감과 강렬한 붓질로 작가가 생각하는 '오늘날 고흐의 초상'을 그렸다.

최근 대구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고흐를 생각할 때 실제 그의 모습보다 해바라기, 밀밭, 자화상 등 그가 남긴 이미지가 먼저 떠오를 것"이라며 "우리의 기억 속에 이미지로 살아남은, 자신의 회화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인물은 그의 작업에서 지속적으로 다뤄온 주요 모티프다. 인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멘토와 가족, 친구 등이 작품에 등장한다. "그 사람 자체를 그리고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억이다. 사라져가는 기억과 존재의 흔적을 회화에 남기고자 했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 속 인물은 온전한 얼굴의 형태가 아닌 일그러지고 뭉뚱그려진 채 표현된다. "기억은 흔들리는 것이고 항상 변화합니다. 그것을 붙잡고, 포착하고 싶을 때 오히려 기억은 녹아내리고 점점 사라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키마사 이다, Auvers-sur-Oise-Wheatfield -, 2026, oil on canvas, 130.3x162.5cm. 우손갤러리 제공
유키마사 이다, Auvers-sur-Oise-Wheatfield -, 2026, oil on canvas, 130.3x162.5cm. 우손갤러리 제공
유키마사 이다 작가가 우손갤러리 대구에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연정 기자
유키마사 이다 작가가 우손갤러리 대구에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연정 기자

대구의 2층 전시장에서는 풍경화도 감상할 수 있다. 최근 영국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는, 고흐가 인생의 마지막 두 달을 보낸 프랑스 오베르 쉬르 우아즈 마을에서 일주일 간 머물며 작품을 그렸다. 인상파의 대표 작가 클로드 모네처럼, 그는 같은 풍경을 두고 새벽과 낮, 일몰 시간 등 다양한 시간대의 풍경을 포착해 캔버스에 옮겼다.

작가는 "밖에서 그림을 그리다보면 빛이 변하는 순간들이 느껴져서 감동적이었다"며 "자연의 변화와 그 빛을 남겨두고 싶었다. 왜 인상파 작가들이 빛의 변화를 기다리며 이런 그림을 그리려했는지 알 것 같았다"고 했다.

다만 그의 작품에는 기억이 개입한다. 풍경 앞에 서서 작업하는 동안 빛과 바람은 계속 변화하고, 눈앞의 풍경은 기억과 뒤섞인다. 현실과 기억이 혼재하는 풍경화인 셈이다.

이 과정에서 그의 작업은 '무의식'과 '무작위'라는 주제로 나아간다. 변화하는 자연을 제한된 시간 안에 그리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형상이나 이미지가 발생하고 때로는 처음 예상했던 것과 전혀 다른 화면에 도달하는 데 주목한 것이다. 시시각각 풍경이 변하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아무것도 의식하지 않는, 의식적인 통제를 벗어난 순간에 포착하는 것이 진정한 회화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순간순간 변화하는 현실과 그것을 기억 속에 붙잡아두고자 하는 작가의 마음은 '엔드 오브 투데이(End of Today)' 작품에서도 잘 드러난다. 작가가 매일 하루를 되돌아보고 그날 느낀 것을 일기처럼 그렸다. 벌써 10년 이상 지속해온 장기 프로젝트로, 삶의 기록이자 기억의 궤적을 엿볼 수 있다. 이 시리즈는 서울과 경주 전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우손갤러리 대구 전시 전경. 이연정 기자
우손갤러리 대구 전시 전경. 이연정 기자
우손갤러리 대구 전시 전경. 이연정 기자
우손갤러리 대구 전시 전경. 이연정 기자

이처럼 작가에게 회화는 지나가는 순간을 붙잡는 동시에 그 순간에 개입하는 기억과 감각, 우연한 변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가 작업의 근간으로 삼은 것은 '이치고이치에(一期一会)', 즉 '일생에 단 한 번뿐인 만남'이다.

"18세 쯤 묘비를 만드는 곳에서 일한 적이 있습니다. 화장을 하고 유골을 함에 담는 작업 등을 하며 나도 언젠가는 이렇게 되겠구나 생각했었죠. 그 때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후 인도 여행을 갔을 때, 시체를 태우는 등 죽음과 아주 가까운 모습을 봤습니다. 일본으로 돌아와 인도에서 봤던 풍경, 그 때 만난 사람을 다시 볼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번뜩 '이치고이치에'를 떠올렸습니다. 어릴 적부터 내재돼있던 생각이 그 때부터 구체화됐고, 작품으로 표현하게 됐죠."

일본 미술사학자 난조 후미오는 "'이치고이치에'는 이다 작가의 섬세한 감수성 속에 자리한 덧없음에 대한 공감과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는 말일 것"이라며 "이번 전시는 작가의 과거와 현재를 그려내면서, 무의식의 영역이라는 미래를 향한 길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우손갤러리 서울과 대구 전시는 10월 31일까지, 경주 오아르미술관 전시는 내년 3월 14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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