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이 이어졌던 철강주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철강 수출이 3개월 연속 증가한 데 이어 하반기 업황 회복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모습이다. 여기에 지역별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추진으로 전력비 부담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철강업계의 수익성 개선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주 동안 주요 철강주는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현대제철은 14.07% 상승했고 동국제강도 13.68% 올랐다. POSCO홀딩스는 10.00% 상승했으며 세아베스틸지주와 KG스틸도 각각 5.08%, 4.35% 올랐다.
수출 지표도 개선되고 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달 철강 수출은 21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7.9% 증가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유럽연합(EU)의 저율관세할당(TRQ) 도입 등으로 대EU 수출은 감소했지만 미국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에 따라 판재류와 철강재 수출이 늘면서 전체 수출은 증가했다.
최근 주가 강세에는 이 같은 철강 업황 회복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일본산 열연과 후판에 대한 반덤핑(AD) 관세와 가격약속제도(MIP)가 국내 철강재 판가의 하단을 지지하는 가운데 원재료 가격도 안정되면서 하반기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김소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철강 업황이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반기 원재료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철강사들의 수익성도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황 회복 기대에 더해 정책 지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6월17일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K스틸법)'이 시행되면서 저탄소 철강 전환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다만 철강업계가 요구해 온 산업용 전기요금 지원은 포함되지 않아 추가 지원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지역별 산업용 전기요금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철강업계의 전력비 부담 완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은 지난달 26일 현행 전기요금에 '지역별 조정요금'을 신설하고 산업용 전력에 지역별로 차등 요금을 적용하는 내용의 설계안을 공개했다. 전국을 수도권 남부·북부, 중부권, 남부권 등 4개 광역권으로 나눈 뒤 지방우대지수와 산업위기지역 등을 반영해 11개 지역으로 세분화하는 방식이다.
할인폭은 수도권 남부가 kWh당 0~1원, 수도권 북부는 최대 10원, 중부권은 최대 15원, 남부권은 최대 18원이다. 지난해 산업용 평균요금인 kWh당 181.9원과 비교하면 최대 약 10% 낮아지는 수준이다. 산업계 전체의 요금 부담 감소 규모는 약 2조8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전기요금 인하 효과는 전력 사용량이 많은 철강업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요금이 kWh당 18원 낮아지면 연간 1TWh를 사용하는 사업장의 비용 부담이 약 180억원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이 정도의 요금 차이는 기존 공장을 옮길 수준은 아니지만 향후 신규 철강·반도체·배터리·화학 공장 등의 입지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철강사별로는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전기요금 차등안이 실제 적용될 경우 철강사에게 상당한 수혜가 예상된다"며 현대제철의 경우 지난해 사용한 약 97억kWh의 전력을 공장별 전기로 생산능력에 따라 나눠 지역별 할인폭을 적용하면 연간 최대 1450억원의 전기료 절감 효과가 가능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업황 회복과 정책 지원에도 중장기적으로는 공급과잉 부담이 남아 있다. 글로벌 철강 생산능력 확대가 이어지는 데다 중국의 구조적인 공급과잉도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소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복을 장기 업사이클의 초입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며 "2028년까지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은 심화되고 고착화된 중국의 공급과잉도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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