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위력…'설상가상(雪上加霜)' 일본 덮친 위기 ▷영국…'설상가상' 가뭄 선포 ▷물 폭탄 맞은 중국 '설상가상' ▷미국 설상가상, 호흡기 바이러스 유행 ▷경기도 재정난 설상가상
지금 국내외 이곳저곳은 기후 위기의 자연재해에다 경제 등 인위적 재난으로 '설상가상'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줄을 잇는다.
최근 국내 상황은 가관이다. 6.3 선거 여파에다 부동산 혼란, 살얼음판 주식시장에다 자영업 몰락, 고물가・고금리에다 불황・폐업…. 불안불안하다. 요즘 입에 오르내리는 세금 시리즈는 서민들의 시름을 코믹하게 보여준다.
"사자니 취득세, 살자니 종부세, 보유하니 보유세, 팔자니 양도세, 주자니 증여세, 죽자니 상속세, 안 사자니 전월세, 아파트값 급등세…."
설상가상(雪上加霜)은, "눈 설, 위 상, 더할 가, 서리 상"으로, "눈 위에 서리가 더해진다"라는 뜻이다. 우리말의 "엎친 데 덮친 격", "재수 없는 놈은 (뒤로) 자빠져도 코 깨진다"처럼, 좋지 않은 일이 겹쳐 일어남을 뜻한다. 유사한 말로는 "병을 앓는 동안에 또 다른 병이 겹쳐 생긴다"라는 '병상첨병(病上添病)'이 있다. 반대어는 "비단 위에 꽃을 더한다"라는 '금상첨화(錦上添花)'이다.
설상가상이란 말은 송나라의 도원(道原)이 편찬한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 그리고 『벽암록(碧巖錄)』 같은 불교 서적에 나온다.
『경덕전등록』은 선종(禪宗)의 역사와 사상을 체계화한 책이다. 즉 "비유하건대, 하나의 등불이 백천 개의 등불을 켜서, 어두운 것을 모두 밝히되 그 밝음은 끝내 다하지 않는다(譬如一燈, 燃百千燈, 冥者皆明, 明終不盡)"라는 불법의 전승 계보를 정리하였다. 그리고 『벽암록』은 송나라의 설두 중현(雪竇 重顯)이 옛 공안 100가지를 고르고 송(頌: 시)을 지은 것에, 원오 극근(圜悟 克勤)이 평창(評唱: 비평과 설명)을 붙여 완성한 선종 문헌이다. 영미권에서는 『푸른 절벽의 기록』(Blue Cliff Record)이라 번역한다.
『경덕전등록』 제8권에서 대양 화상(大陽和尚)은 이 선사(伊禪師)와의 문답을 통해 수행자의 편협한 시각과 거듭되는 집착을 짚어준다. "너는 앞만 볼 줄 알고 뒤를 돌아볼 줄 모르는구나!"라는 대양 화상의 꾸짖음에, 이 선사는 "눈 위에 서리를 더한(설상가상) 격이군요"라며 대꾸한다.
그리고 같은 책 19권에서도, 진리를 안다며 군더더기 말을 덧붙이는 행위를 경계하기 위한 '설상가상'이라는 말이 나온다. "승려들이여, 설사 너희들에게 무슨 깨달은 바가 있다 하더라도, 이는 여전히 눈 위에 서리를 더한(설상가상) 격이다…." 한편 『벽암록』 제28칙에 보면, 백장이 남전에게 "내가 너에게 너무 말해버렸구나"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에 대해 원오 극근이 "눈 위에 서리를 더한(설상가상) 격이다…"라고 멘트를 달았다.
이처럼 설상가상은 긁어 부스럼 내듯, 자꾸 일을 저질러 안 좋은 일이 잇달아 일어남을 뜻한다. 진리를 깨닫는 데 의미의 과잉이 문제이듯, 나라 다스림에도 쓸데없는 헛짓거리가 문제다. 설상가상을 금상첨화로 바꾸는 방법은 무엇일까. 계속 사고를 치고 또 치는 그 맥락을 얼른 알아차리고 속히 벗어나는 일이다. 앞뒤를 돌아보는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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