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분할합병을 앞두고 한투밸류운용이 보유한 고유자산의 향후 활용 방식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한투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운용에 집중하고 한투밸류가 액티브 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 등 전통자산 운용을 맡는 사업 재편이지만, 한투밸류가 그동안 축적해 온 고유자산과 새롭게 확보하는 운용 역량을 결합해 자체적인 사업 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투운용과 한투밸류운용은 지난 달 2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분할합병 계약 체결을 승인했다. 한투운용의 유가증권펀드와 단기금융펀드(MMF)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한투밸류가 흡수 합병하는 방식이다. 양사는 이달 1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분할합병 승인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합병 기일은 내년 1월 1일이다.
이번 개편으로 한투운용은 'ACE ETF'를 중심으로 ETF와 인덱스펀드 등 패시브 운용에 역량을 집중하게 된다. 반면 한투밸류운용은 기존 가치투자 역량에 한투운용의 액티브 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 운용 인력 및 상품을 더하면서 전통자산 운용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한투밸류운용의 고유자산 운용 방식에도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투밸류는 그동안 자체적인 공모펀드 사업을 통한 운용보수 수익보다 고유자산 운용이나 지분법 평가 등에 따른 투자손익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컸던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 말하는 고유자산은 자산운용사가 고객 자금이 아닌 자기자본으로 직접 운용하는 이른바 자기자본투자(PI) 성격의 자산을 의미한다. 자산운용사가 펀드 운용을 통해 운용보수를 얻는 것과 달리 자기자본을 직접 투자해 투자수익을 얻는 구조다.
특히 한투밸류운용이 보유한 고유자산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이번 사업 재편의 의미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유자산을 직접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데 무게를 둔다면 액티브 운용 역량 강화와 맞물릴 수 있고, 펀드나 ETF 등에 자기자본을 시딩해 상품 규모를 키우는 방식이라면 시장점유율 확대에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투밸류운용 입장에서는 고유자금을 운용하는 것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공모펀드나 채권형 상품 등을 통해 수익을 만들어내는 구조를 갖추는 게 중요할 수 있다"라며 "한투운용에서 관련 운용 인력과 사업을 넘겨받는 만큼 자체 상품을 만들거나 외부의 유망한 상품을 발굴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한투밸류운용의 자기자본 규모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한투밸류운용의 자본총계는 약 6400억 원으로 주요 자산운용사 가운데 4위 수준이다. 여기에 한투운용의 액티브 운용 인력과 상품이 더해지는 만큼 기존 고유자산과 새롭게 확보한 운용 역량을 어떻게 결합할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다만 현재로서는 한투밸류가 분할합병 이후 고유자산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직접투자 확대인지, 계열 운용상품에 대한 시딩인지, 혹은 기존 자산의 효율적인 운용에 그칠지는 향후 회사의 전략을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분할합병을 계기로 한투밸류운용의 역할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지주 차원의 고유자금을 운용하는 성격이 강했다면, 한투운용에서 액티브 운용 인력과 상품을 넘겨받은 이후에는 공모펀드 등 자체적인 운용사업을 키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고유자산 운용과 운용보수 수익을 함께 확보하는 사업 구조로 전환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한투운용은 ETF 사업 확대를 위해 조직과 인력 재정비가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최근 한투운용의 운용·상품·마케팅 인력 일부가 삼성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하나자산운용, DS자산운용 등 경쟁사로 이동하는 등 인력 이탈에 대한 우려가 커진 만큼, 핵심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조직을 재정비하는 것이 향후 ETF 경쟁력 확보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TF 시장에서 한투운용의 입지가 커지는 상황에서 핵심 인력의 이탈이 이어질 경우 향후 상품 개발과 운용 역량 확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분할합병 과정에서 액티브와 패시브 조직의 역할을 다시 나누고 인력 배치까지 조정해야 하는 만큼 조직 안정화가 중요하다는 평가다.
이에 한투운용은 최근 인력 이탈이 예년과 비교해 이례적인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올해 이직자가 예년보다 특별히 많은 수준은 아니다"라며 "실제 통계를 비교해보면 이직자가 가장 많았던 시기는 2024년이고 올해는 평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국 이번 재편의 성패는 두 운용사가 새롭게 분리된 사업 영역에서 얼마나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하느냐에 달렸다"라며 "한투운용은 ETF에 역량을 집중해 삼성·미래에셋 등 선두권과의 격차를 좁혀야 하고, 한투밸류운용은 액티브 운용과 고유자산을 활용해 자체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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