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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 실종·장윤기 부실수사·3번째 경찰청장 대행 임명 사건의 공통점? [시사뒷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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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찰 사건에서 잇따라 보여지는 '정무적 판단'
정식 경찰청장 2년 임기 보장…직무대행은 수시로 교체 가능, 차기 청장 후보 될 수도
경찰 판단이 정권에 정치적 부담 줄 수 있는 사안이라면?

치안총감(무궁화 4송이) 견장이 달린 제복만 남은 경찰청장 자리. AI로 생성한 이미지
치안총감(무궁화 4송이) 견장이 달린 제복만 남은 경찰청장 자리. AI로 생성한 이미지

제주 장미란 씨 실종·사망 사건, 광주 장윤기 부실수사 사건, 그리고 지난 1일 야밤에 전격 단행된 경찰 고위직 인사의 핵심인 '3번째 경찰청장 대행' 탄생 사건의 공통점이 있다면?

사실과 주장, 그리고 보여지는 풍경이 함께 가리키는 공통점이 공교롭게도 2일 낮 동안 이어진 뉴스들에서 발견됐다.

▶우선 장미란 씨 사건과 관련,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2일 오전 10시 29분쯤 '정무적 판단'이라는 키워드가 골자인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주목받았다.

그는 "제주 장미란 씨 사건은 자살이 아니고 피살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가 강력부 검사 5년을 하면서 살인, 마약, 조폭(사건)을 주로 다뤄봤다. (장미란 씨 사건에서)사체가 부패해 사인불명으로 발표하는 것 자체가 믿기 어렵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이 사건에 대해 앞서 '목맴사 추정'이라는 언급이 있었던 걸 가리키는듯 "자살로 발표해야 부경장(피의자) 개인 일탈로 사건이 처리되고, 추가 수사를 할 필요도 없고, 그 사건은 잊혀 진다는 정무적 판단이 개입한 거 아니냐?"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홍준표 전 시장은 "살인 사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체에 남은 범죄 흔적인데, 그걸 찾지 못했다면 무능한 경찰이라는걸 자백한 거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저런 무능한 경찰에게 치안을 맡기고 수사 전권을 준 이 정권은 앞으로 그 혼란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페이스북
홍준표 전 대구시장 페이스북

▶이어 같은날 오후엔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를 형량이 낮은 일반 살인죄로 송치했던 경찰의 부실수사 의혹을 조사한 검찰이 박성주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등 경찰 지휘부를 무더기로 불구속 기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뉴스는 박성주 전 본부장이 경찰 초동 조치가 적절히 이뤄졌을 경우 막을 수 있었던 살인 사건이라는 비난이 재차 확산할 것을 우려, "강간은 조용히 하자" "일부러 숨기는 건 아닌데 굳이 우리가 먼저 꺼낼 것은 아니지 않냐"면서 스토킹·강간과 살인 혐의에 대한 분리 수사를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이는 경찰 최고 지휘부의 '정무적 판단'이 개입되는 풍경을 뉴스로 짤막하게나마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광주지검은 "일선 수사에 대한 경찰 수사 최고 지휘부의 부당한 개입을 규명한 사례"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경찰청 차장으로 자리를 옮겨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 김종철 경남경찰청장이 9월 2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경찰청에서 이임식을 앞두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의 1심 4차공판이 열린 지난 8월 31일 광주집방법원 앞에서 고 이채원 양 부모가 엄벌 촉구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전 시장의 추정·분석과 장윤기 사건에서 파악된 경찰 최고 지휘부의 발언이 가리키는 '정무적 판단'이라는 키워드는 지난 1일 밤 이재명 정부 들어 3번째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임명한, 다시 말해 1년 9개월째 경찰청장 자리를 공석으로 두는 경찰 고위직 인사의 여파도 전망하게 만들었다.

경찰청장 대행 체제가 장기화할수록 인사권자를 의식, 수사 판단에서 정무적 고려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경찰청장 대행 체제가 길어지며 디폴트(기본값)로 굳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식 경찰청장은 2년 임기를 보장받지만, 직무대행은 언제든 교체될 수 있고 동시에 차기 청장 후보가 될 수도 있다. 조직 전체를 책임지면서도 자신의 임명을 결정할 인사권자의 평가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의문이 짙게 제기된다.

특히 경찰의 판단이 정권에 정치적 부담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면? 사건을 더 파고들 것인지, 조용히 마무리할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순간 대행 체제의 불안정성이 판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경찰청 차장으로 자리를 옮겨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 김종철 경남경찰청장이 9월 2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경찰청에서 이임식을 앞두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행 체제가 불가피하다면 정권이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하면 된다. 그렇지 않은 채 공석이 길어진다면 결국 이런 의심이 따라붙을 수밖에. 이 정권은 출범 이후 지금까지 도무지 입을 열지 않는다.

장미란 씨 사건을 둘러싸고 나온 의혹, 장윤기 사건에서 드러난 경찰 지휘부의 판단 문제, 그리고 장기화하는 경찰청장 대행 체제. 세 풍경이 공교롭게도 같은 질문을 가리킨다. 경찰의 판단에서 사건의 실체보다 조직과 권력의 사정이 먼저 고려되는 시대가 된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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