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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서류 참고하다 그만"… 수억원 공공사업 서류 작성·관리 '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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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공적 사업 서류서 달성군 명칭 등장, 폐지된 지 12년 된 법률까지
비슷한 사례 반복에도 별도 검수 절차 없어 지적

대구 서구 보도용 맨홀 정비공사의 설계설명서 첫장에 달성군 명칭이 남아 있는 모습. 대구 서구청 누리집 갈무리.
대구 서구 보도용 맨홀 정비공사의 설계설명서 첫장에 달성군 명칭이 남아 있는 모습. 대구 서구청 누리집 갈무리.

수억원에 이르는 대구 서구 공공사업 서류들이 허술하게 작성·관리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타 지자체의 자료를 그대로 가져온 듯한 '복붙' 흔적이 발견되거나 이미 바뀐 법령임에도 버젓히 사용되는 등 미흡한 공문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비슷한 사례가 과거에도 적발됐지만, 서구는 공식 서류 내용을 감수하거나 최종적으로 살피는 별도의 절차를 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매일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서구 입찰공고 홈페이지에 공사 관련 설계서와 시방서에서 잘못된 정보가 잇따라 발견됐다.

지난 6월 29일 공개된 맨홀뚜껑 교체 사업 설계설명서에는 다른 지자체 명칭이 등장했다. 사업 목적란에 '달성군 관내 노후 맨홀을 정비함으로써 재해를 예방하고 주민생활의 불편을 해소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적혀 있었다. 타 지자체에서 작성한 서류를 그대로 가져다 쓴 뒤, 최소한의 수정조차 거치지 않은 것이다.

약 15억원 규모의 와룡산 숲하늘 쉼터 사업 시방서에서는 폐지된 법률명도 확인됐다. 해당 시방서는 옥외장치물 공사 관련 자료를 '건설기술관리법'에 따라 보관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기술관리법은 2014년 폐지된 이후, 건설기술진흥법으로 전면 개정돼, 책임 담당자의 용어와 감리자 지정 기준 등도 크게 달라졌다. 폐지된 지 12년이나 된 법률을 근거로 공사 지시가 이뤄진 셈이다.

이 같은 오류는 한 사업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여러 부서가 추진하는 공사 시방서와 설계서에서 유사한 실수가 잇따라 확인됐다.

지난 2024년 대구 서구 상공에서 바라본 와룡산 산림휴양단지 전경. 매일신문 DB.
지난 2024년 대구 서구 상공에서 바라본 와룡산 산림휴양단지 전경. 매일신문 DB.

서구의 '복붙식' 서류 작성이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와룡산 산림휴양단지의 기본계획수립 과업지시서에서도 다른 지자체 문서를 그대로 베낀 사례(매일신문 2024년 9월 3일)가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서구는 경기 의정부시 문서를 참고해 과업지시서를 작성하면서, 서류 표지와 개요 부분만 손봤다. 이 탓에 과업지시서 '의정부시'라는 단어가 지워지지 않은 채였다.

비슷한 사례가 반복되고 있지만, 구청에서 생산하는 서류의 적절성을 검증하는 내부 절차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구 감사실 관계자는 "공문서의 오타나 잘못된 정보 등을 확인하는 것은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하는 일"이라며 "감사 업무 대상은 아니고, 이를 따로 담당하는 부서도 없다"고 했다.

관계 부서들은 기존 서류를 참고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정보를 미처 바로잡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서구 관계자는 "서류상 오표기는 있지만 법적으로 어긋난 내용의 공사 지시를 한 것은 아니다. 실제 공사는 현 실정에 맞게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서류를 더욱 철저하게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서구청 전경. 구청 제공.
대구 서구청 전경. 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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